심화 해설
영기준예산제(zero-base budgeting, ZBB)는 전년도 예산을 이미 인정된 몫으로 보지 않고, 모든 사업을 매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존속 여부와 규모를 정하는 예산 편성 방식입니다. 각 사업 단위가 왜 이 사업이 필요한지, 어느 수준으로 할 때 어떤 성과가 나는지를 문서로 제시하면 이를 모아 우선순위를 매기고, 그 순서대로 쓸 수 있는 자원을 배분합니다. 사업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 자원을 재배분하려는 병원의 목적과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예산제의 종류를 성격으로 나누어 두면 선지가 정리됩니다. 품목별 예산제는 인건비·재료비처럼 지출 항목별로 한도를 정하는 통제 중심 방식이라 편성과 회계는 쉽지만 그 돈으로 무엇을 이루는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성과주의 예산제는 사업별로 단위 원가와 업무량을 곱해 예산을 정하고 성과를 견주는 방식으로, 사업의 효율을 보지만 사업 자체를 없앨지는 묻지 않습니다. 점진적 예산제는 전년도 예산에 물가와 사업량 변동만큼 증감률을 얹는 방식으로 가장 손쉽지만, 한 번 자리 잡은 사업이 성과와 무관하게 계속 유지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자본예산제는 건물과 고가 장비처럼 여러 해에 걸쳐 쓰는 장기 투자를 따로 다루는 예산이라 운영 사업 재편과는 대상 자체가 다릅니다.
영기준예산제와 점진적 예산제를 한 문단으로 갈라 두는 것이 이 문항의 핵심입니다. 점진적 예산제는 출발점이 작년 예산이고, 영기준예산제는 출발점이 영입니다. 그래서 점진적 방식에서는 예산을 지키는 쪽이 유리하고, 영기준 방식에서는 필요를 설명하지 못하는 사업이 밀려납니다. 영기준예산제는 자원을 성과가 높은 곳으로 옮길 수 있고 구성원이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마다 모든 사업을 검토하느라 시간과 문서 작업이 크게 늘고 부서 간 경쟁과 갈등이 커진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방식을 도입할 때 주의할 점은 우선순위를 매기는 기준을 먼저 합의하는 것입니다. 기준이 없으면 목소리가 큰 부서의 사업이 살아남게 되어 원래 노린 효과가 사라집니다. 환자 안전과 법적 의무처럼 줄일 수 없는 사업을 먼저 구분해 두고, 나머지를 대상으로 근거와 성과 자료를 붙여 순위를 매기는 것이 현실적인 운영 방법입니다. 예산은 편성으로 끝나지 않고 집행과 통제로 이어집니다. 세운 예산과 실제 지출의 차이를 분석해 왜 벌어졌는지를 확인하고 다음 편성에 반영하는 과정까지가 예산 관리이며, 이 차이 분석이 있어야 어느 예산제를 쓰든 자원이 실제로 필요한 곳으로 흘러갑니다.
학습 참고용입니다. 실제 임상은 최신 지침과 소속 기관 프로토콜을 따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