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 점적약(또는 비강 스프레이)을 투여하기 전에 코를 풀게 하는 이유는 약물이 코 안쪽의
비강 점막(nasal mucosa)에 직접 닿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비강 내에 분비물이나 딱지가 남아 있으면 약물이 물리적으로 막혀 표적 부위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흘러내리거나 밖으로 배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코를 풀어 비강을 깨끗이 비우는 것은
약물 전달(drug delivery)의 첫 단계이며, 약물이 점막에 고르게 분포되어야 국소적인 항염증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습니다
[1].
비강 점막은 혈관이 매우 풍부한 조직이지만, 비강 내 약물의 주된 목적은 전신 흡수가 아니라 점막 표면에서의 국소 작용입니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에 사용하는
비강 내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스프레이(INCS)는 염증이 발생한 비강 점막에 직접 작용하여 비만세포와 호산구의 활성을 억제해야 하므로, 분비물이라는 장벽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1]. 만약 코를 풀지 않은 상태에서 약물을 투여하면, 약물이 분비물과 섞여 목 뒤로 넘어가면서 쓴맛을 느끼게 될 뿐만 아니라 치료 효과도 감소합니다. 이는 약물의 쓴맛을 줄이는 것이 코를 푸는 일차적인 목적이 아니라, 올바른 투여로 인한 이차적인 결과임을 보여줍니다.
또한 약물 흡수 속도와 관련해서는, 비강 점막에 직접 닿지 않으면 오히려 약물이 목구멍으로 넘어가 위장관에서 흡수되거나 밖으로 흘러나와 생체이용률이 떨어집니다. 코를 풀어 점막을 노출시키는 것은 약물이 표적 조직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결과적으로 약물의 국소적 이용률을 높이는 행위입니다
[1]. 코피 예방은 약물 투여 각도를 비중격 쪽이 아닌 외측으로 향하게 하여 물리적 자극을 줄이는 것이 더 직접적인 방법이며, 재채기 유발은 오히려 약물이 점막에 닿기 전에 분비물이 자극성 물질과 함께 배출되는 반사 작용이므로 코를 푸는 주된 목적과는 거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