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도 분류(트리아지)의 핵심 목적
재난 현장이나 다수 사상자 발생 상황(Mass Casualty Incident, MCI)에서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원칙은
'최대 다수의 최대 이익(the greatest good for the greatest number)'입니다. 평소 응급실에서 중증도가 높은 환자부터 진료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철학이 적용되는 순간입니다.
의료 자원(인력, 장비, 이송 수단)이 환자 수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는, 아무리 중증 환자라도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과감하게 치료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게 됩니다. 이는 제한된 자원을 생존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 집중 투입하여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1]. 만약 의식이 없는 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심폐소생술(CPR)을 먼저 시행하거나(보기 2번), 단순히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경증 환자부터 내보내는 것(보기 3번)은 자원 분배의 효율성을 완전히 무시한 행위입니다.
왜 '발견 순서'나 '현장 치료 완료'가 답이 될 수 없는가
보기 4번과 5번은 MCI 상황에서 절대 피해야 할 함정입니다. 발견한 순서대로 이송하는 방식은 트리아지의 개념 자체가 없는 것과 같으며, 실제로 구조 현장에서는 생존 가능성이 높은 환자가 뒤늦게 발견되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비극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또한, 현장에서 중증 환자의 확정적 치료(definitive care)를 완료하려는 시도(보기 5번) 역시 위험합니다. 다수 사상자 현장의 목표는 병원 전 단계에서 신속하게 환자를 분류하고, 필요한 최소한의 응급처치(Lifesaving Interventions)만 제공한 뒤 적절한 병원으로 빠르게 분산 이송하는 것입니다
[1][3]. 한 환자에게 오랜 시간을 할애하면 뒤에서 기다리는 다른 생존 가능 환자들의 예후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습니다.
병태생리 및 임상 적용의 근거
트리아지의 이러한 개념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생리학적 시간 창(Time Window)과 자원의 한계를 수학적으로 계산한 결과입니다. 예를 들어, 대량 출혈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hypovolemic shock) 상태에서는
'골든 아워(Golden Hour)' 내에 지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비가역적 손상이 진행됩니다. 트리아지 도구인 START (Simple Triage and Rapid Treatment)나 SwissPre 같은 알고리즘은
분당 호흡수,
모세혈관 재충혈 시간,
의식 수준 같은 단순한 생리학적 지표를 통해 이러한 긴박한 생존 가능성을 신속하게 점수화합니다
[3].
이 과정에서
'생존 불가능(Expectant)'으로 분류된 환자는 호흡이 없거나 심각한 해부학적 손상으로 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경우입니다. 이들에게 CPR을 포함한 적극적인 소생술을 시행하지 않는 것은 냉혹해 보일 수 있지만, 제한된 의료진이 다른 생존 가능한 환자들을 살리기 위한 윤리적 결정입니다. 실제로 여러 국가의 병원 전 트리아지 체계를 검토한 연구들에서도, 이러한 자원 분배의 최적화가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 기전임을 일관되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1].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Accuracy and Timeliness of Prehospital Global Triage System Protocols in Mass Disasters: A Systematic Review of Systematic Reviews.메타분석/체계고찰Shaltout AE, Elfatih Elbadri M, Kaur K, Alsharif MM, Alkhazendar AH, Hassouba ON, Ahmad MN, Osman M, Zahid A, Banjamin S. (2025) · DOI: 10.7759/cureus.92796
- [3]
Performance of Sieve versus SwissPre Prehospital Triage Algorithms in a Simulated Mass-Casualty Incident: A Randomized Open-Label Study.RCT/임상시험Stuby L, Fehlmann CA, Bellotti S, Jaccard D, Good X, Bourgeois L, Regard S, Suppan L. (2025) · DOI: 10.1017/s1049023x25101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