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의 굽힘근, 특히 긴엄지굽힘근(flexor pollicis longus, FPL)이 작용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 쥐기 동작을 묻는 문제입니다. 엄지의 굽힘은 강한 쥐기나 정교한 집기에서 물체를 손바닥 쪽으로 고정하는 핵심 요소이므로, 이 기능이 소실되면 엄지가 물체를 감싸거나 맞잡는 동작은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보기에서 제시된 동작 중
갈고리식 잡기(hook grasp)는 손가락 4개(집게손가락부터 새끼손가락)를 갈고리처럼 구부려 물체의 손잡이나 끈을 거는 방식입니다. 가방이나 서류 가방을 들 때 흔히 사용하는 이 동작은
엄지가 물체를 잡는 데 직접 관여하지 않으며, 손가락 굽힘근만으로 성립합니다. 따라서 엄지의 굽힘근 마비나 힘줄 손상이 있어도 비교적 보존되는 기능적 쥐기입니다.
반면 나머지 동작들은 엄지의 능동적 굽힘이 필수적입니다.
구형 잡기(spheric grasp)는 공이나 사과처럼 둥근 물체를 손바닥 전체와 모든 손가락, 엄지로 감싸 쥐는 동작이고,
주먹쥐기식 잡기(fist grasp)는 막대나 도구 손잡이를 손바닥 안에 넣고 엄지를 포함한 모든 손가락으로 강하게 움켜쥐는 동작입니다.
원통형 잡기(cylindric grasp)도 컵이나 병처럼 원통형 물체를 손바닥과 엄지, 손가락으로 둘러싸는 동작으로, 엄지가 물체의 반대쪽 면을 눌러 안정성을 제공합니다.
가쪽면 집기(lateral prehension)는 열쇠를 쥘 때처럼 엄지의 집게면을 집게손가락의 가쪽면에 대고 누르는 동작인데, 이때 엄지는 굽힘과 모음(adduction)을 통해 압력을 가하므로 FPL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 구분 | 엄지 굽힘근 의존도 | 특징 |
|---|
| 갈고리식 잡기 | 낮음 | 손가락 4개만으로 걸어서 지지, 엄지 불필요 |
| 구형 잡기 | 높음 | 둥근 물체를 엄지와 손바닥으로 감쌈 |
| 주먹쥐기식 잡기 | 높음 | 엄지가 손가락 위를 덮어 강하게 고정 |
| 원통형 잡기 | 높음 | 엄지가 원통 반대편을 눌러 안정화 |
| 가쪽면 집기 | 높음 | 엄지 굽힘으로 집게손가락 가쪽을 압박 |
척수손상 환자의 상지 재건에서도 손가락 굽힘과 엄지의 대립(opposition) 또는 굽힘을 회복시키는 수술 전략이 손의 쥐기와 집기 기능을 좌우합니다. 엄지 굽힘 재건이 어려운 경우, 손가락 굽힘만으로 가능한 갈고리식 잡기를 우선적인 기능적 목표로 삼기도 합니다.
핵심! 엄지의 굽힘근이 소실된 손에서는 엄지가 물체를 감싸거나 누르는 동작이 제한되므로, 손가락 굽힘만으로 유지되는 갈고리식 잡기가 대표적인 보상적 쥐기 패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