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신경(facial nerve, CN VII) 마비의 병변 위치를 평가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중추성(central)과
말초성(peripheral) 마비의 감별입니다. 이 환자는 웃을 때 오른쪽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지만,
이마주름과 눈감기가 양쪽 모두 가능하므로 중추성 얼굴신경 마비의 패턴에 해당합니다. 얼굴신경의 이마와 눈꺼풀 지배는 양측 대뇌피질에서 신경지배를 받기 때문에, 한쪽 대뇌피질이나 피질숨뇌로(corticobulbar tract)에 병변이 생겨도 이마와 눈 주변 기능은 비교적 보존됩니다. 반면 입 주변 근육은 주로 반대쪽 대뇌피질의 지배만 받으므로, 중추성 병변에서는 병변 반대쪽의 아랫입술과 입꼬리 움직임만 저하됩니다.
혼동 주의! 이 문제에서 환자의 증상이 오른쪽에 나타났으므로, 중추성 병변이라면 병변은 왼쪽 대뇌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보기 5번의 왼쪽 피질숨뇌로 병변은 중추성 마비를 일으키는 위치이지만, 이 환자의 증상은 중추성 패턴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환자는 오른쪽 입꼬리만 처지고 이마와 눈은 정상인데, 만약 왼쪽 피질숨뇌로 병변이라면 오른쪽 얼굴 전체가 아니라 오른쪽 아래 얼굴만 마비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환자의 증상은 오른쪽 아래 얼굴만 마비된 것처럼 보이므로 중추성으로 오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얼굴신경의 말초가지 중 입 주변을 담당하는 가지의 선택적 손상 가능성입니다.
얼굴신경은 붓꼭지구멍(stylomastoid foramen)을 빠져나온 뒤 귀밑샘(parotid gland) 안에서 여러 말초가지로 갈라집니다. 이 중
관자가지(temporal branch)는 이마근(frontalis muscle)과 눈둘레근(orbicularis oculi)의 위쪽 부분을 지배하고,
광대가지(zygomatic branch)는 눈둘레근의 아래쪽과 윗입술올림근 등을,
볼가지(buccal branch)는 볼근과 입둘레근 일부를,
아래턱모서리가지(marginal mandibular branch)는 아랫입술내림근(depressor labii inferioris)과 턱근을 지배합니다. 근거 자료
[1]에 따르면, 아래턱모서리가지가 단독으로 손상되면
아랫입술내림근과 턱근의 마비만 나타나며, 이는 웃을 때 입꼬리가 처지거나 올라가지 않는 국소적 증상으로 발현될 수 있습니다.
이 환자에서 이마주름과 눈감기가 정상이라는 점은 관자가지와 광대가지의 기능은 보존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병변은 얼굴신경의 몸통(trunk)이나 위쪽 가지들이 아니라,
입 주변 근육을 담당하는 말초가지에 국한되어야 합니다. 보기 1번의 오른쪽 관자가지 병변은 이마와 눈 주변 마비를 일으켜야 하므로 환자 증상과 맞지 않습니다. 보기 3번의 왼쪽 광대가지 병변은 왼쪽 얼굴에 증상이 나타나야 하고, 광대가지는 주로 눈과 윗입술에 관여하므로 오른쪽 입꼬리 처짐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보기 4번의 삼차신경 아래턱신경은 얼굴의 감각과 씹기근육을 담당하므로 얼굴 표정근 마비와는 무관합니다.
근거 자료
[2]에서도 얼굴신경 마비는 일반적으로 얼굴 전체를 침범하지만, 비정형적인 경우 특정 말초가지만 선택적으로 침범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핵심! 얼굴신경 마비 환자를 평가할 때는 이마와 눈의 침범 여부로 중추성과 말초성을 감별하고, 말초성이라면 어느 말초가지가 손상되었는지를 해부학적으로 추적하는 진단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이 환자처럼 이마와 눈은 정상이고 입 주변만 마비된 경우, 얼굴신경의 입 주변 말초가지(특히 아래턱모서리가지 또는 볼가지)의 선택적 손상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The neuropathy of marginal mandibular branch of the facial nerve].일반논문Zavaliy LB, Petrikov SS, Shamalov NA, Ramazanov GR, Sinkin MV, Seliverstova EG (2022) · DOI: 10.17116/jnevro2022122111143
- [2]
Facial Nerve Palsy: Clinical Practice and Cognitive Errors.일반논문George E, Richie MB, Glastonbury CM (2020) · DOI: 10.1016/j.amjmed.2020.04.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