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regression)은 스트레스나 불안 상황에서 발달적으로 더 이른 시기의 행동 양식으로 되돌아가는 방어기제입니다. 입원이라는 낯설고 통제감을 잃은 환경에서, 성인 환자가 혼자 할 수 있는 세수나 식사 같은 기본적 일상생활동작(Activities of Daily Living, ADL)을 간호사에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의존적이고 유아적인 행동으로 후퇴한 전형적인 퇴행의 임상적 표현입니다.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는 내적 또는 외적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 개인이 사용하는 전략으로, 적응적 성숙도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이 중 미성숙한 방어기제(immature defense mechanism)는 불안을 유발하는 현실 인식을 억제하는 과정을 포함하는데, 이는 에너지 소모가 큰 심리적 작업입니다
[1]. 퇴행은 대표적인 미성숙 방어기제에 속합니다.
입원 환자에게서 퇴행이 나타나는 이유는 병리적 상태 그 자체보다
환자 역할(sick role)의 획득과 관련이 깊습니다. 질병이나 입원은 개인에게 일시적으로 사회적 책임과 자율성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심리적 허가를 부여합니다. 특히 성인 환자가 의존 욕구를 직접 표현하기 어려울 때,
불안을 의식적으로 처리하는 대신 발달적으로 더 어린 시기의 대처 방식인 의존적 행동으로 후퇴하여 심리적 에너지를 보존하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성숙 방어기제가 에너지를 요구하는 인식 억제와 연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퇴행은 단순히 떼를 쓰는 행동이 아니라 환자가 현재 느끼는 불안과 활력 저하(vitality)에 대한 비언어적 신호로 해석해야 합니다
[1].
간호 실무에서 퇴행을 보이는 환자에게는 무조건 요구를 들어주기보다,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을 파악하고 작은 성취부터 격려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다만 퇴행 자체를 나쁜 행동으로 낙인찍기보다는, 입원이라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환자가 선택한 대처 전략임을 인식하고 단계적으로 자율성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동 주의! 전치(displacement)는 분노나 충동을 원래 대상이 아닌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돌리는 것이고, 투사(projection)는 자신의 수용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충동을 타인에게 귀속시키는 것입니다. 전환(conversion)은 심리적 갈등이 신체 증상으로 표현되는 기제이므로, 행동이 유아기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이 사례와는 구분됩니다.
핵심! 퇴행의 핵심은 ‘행동의 발달적 후퇴’입니다. 성인 환자가 이전에 할 수 있던 일상생활동작을 타인에게 의존하려는 행동이 관찰되면, 일차적으로 퇴행을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합니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The effort of maintaining the defensive wall: is there a link between defense mechanisms and vitality?일반논문Vandersmissen A, Fissler Plischke P, Filippi M, Wenzel M, Bernhardt M, Krähenmann R. (2026) · DOI: 10.1186/s12888-026-081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