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실의 인력, 치료 기기, 시간이 한정된 상황에서 여러 환자에게 자원을 배분해야 하는 문제는 물리치료 임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윤리적 딜레마입니다. 이는 단순히 ‘누구부터 치료할까’의 문제가 아니라, 제한된 자원을 어떤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공정한가에 대한 원칙의 문제입니다. 보기 중
정의의 원칙(principle of justice)이 정답인 이유는, 자원이 부족할 때 치료의 우선순위와 배분량을 결정하는 근거가 바로 분배적 정의(distributive justice)와 절차적 정의(procedural justice)이기 때문입니다.
Purtilo(1992)는 물리치료사가 자원 부족 상황에서 누구를 먼저 치료하고 얼마나 치료할지를 결정할 때 겪는 윤리적 딜레마를 다루며,
해결 방안으로 절차적 정의와 분배적 정의에 기반한 접근을 제시합니다 [1]. 이는 특정 환자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결정을 개인의 선호나 감정에 따라 내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환자에게 동등하게 적용될 수 있는 공정한 규칙과 절차를 세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급성기 환자와 만성기 환자가 동시에 내원했을 때, 치료사의 개인적 친분이나 환자의 요구 강도가 아니라 ‘기능 회복 가능성’, ‘응급도’, ‘치료 지연 시 예후 악화 위험’ 같은 객관적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정의의 원칙에 부합합니다.
Hofmann(1994)은 의료 자원 배분(healthcare rationing) 정책이 정당하고 공평하려면 관련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의사결정 책임의 소재가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2]. 이는 물리치료실 단위의 자원 배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혼동 주의! 정의의 원칙은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는 평등(equality)’과는 다릅니다. 임상에서 정의는 환자의 상태와 필요에 따라 자원을 다르게 배분하는 형평(equity)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보행 재활이 시급한 급성기 뇌졸중 환자와 유지 단계의 만성 요통 환자에게 동일한 시간을 배분하는 것은 오히려 불공정할 수 있습니다.
Farrant(2009)의 ‘공정한 이닝(fair innings)’ 논의는 자원 배분의 기준으로 ‘정상적 수명 동안 건강하게 살 기회’를 제시하는데, 이는 연령이나 생애 단계를 고려한 분배적 정의의 한 관점입니다
[3]. 물리치료 임상에서는 이를 ‘재활 잠재력’과 ‘삶의 질 개선 효과’의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같은 시간과 인력이라도 기능 회복 가능성이 높고 치료 효과가 큰 환자에게 우선 배분하는 것이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분배적 정의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습니다.
Bond 등(2026)은 희귀질환 치료제처럼 고비용 자원의 배분에서 결정이 불확실할 때 추첨(lottery)이나 선착순(first come, first served) 같은 절차가 형식적 평등과 절차적 가치를 얼마나 충족하는지 분석합니다
[4]. 이는 물리치료실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논의입니다.
치료 우선순위가 비슷한 환자가 여럿일 때, 담당 치료사가 임의로 고르는 대신 사전에 합의된 공정한 절차(예: 대기 순번, 객관적 평가 점수 기반 분류)를 따르는 것이 정의의 원칙을 실현하는 방법입니다 [4]. 선착순은 단순하고 투명해 보이지만, 병원 접근성이 낮거나 정보가 부족한 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절차적 정의의 관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나머지 보기를 살펴보면,
악행금지의 원칙(nonmaleficence)은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의무,
선행의 원칙(beneficence)은 환자에게 이익을 줄 적극적 의무,
자율성 존중의 원칙(respect for autonomy)은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할 의무입니다. 이 세 원칙은 주로 개별 환자와의 관계에서 치료의 질과 동의 과정에 초점을 둡니다. 반면
성실의 원칙(fidelity)은 약속과 신뢰를 지키는 덕목으로, 자원 배분의 기준이라기보다는 치료사-환자 관계 전반의 태도에 가깝습니다.
핵심! 여러 환자 사이에서 제한된 자원을 나누는 문제는 개별 환자에 대한 의무가 아니라 환자 집단 전체에 대한 공정성의 문제이므로, 네 가지 원칙 중에서도 정의의 원칙이 가장 직접적인 근거가 됩니다.
| 구분 | 초점 | 임상 적용 예 |
|---|
| 정의의 원칙 | 자원 배분의 공정성, 환자 간 형평 | 치료 우선순위 기준 마련, 대기 순번 운영, 재활 잠재력에 따른 시간 배분 |
| 악행금지의 원칙 |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의무 | 부적절한 도수치료로 통증 악화 방지, 금기 사항 확인 |
| 선행의 원칙 | 환자에게 이익을 줄 적극적 의무 | 근거 기반 치료 제공, 조기 재활로 기능 회복 촉진 |
| 자율성 존중의 원칙 | 환자의 자기 결정권 존중 | 치료 계획에 대한 설명과 동의, 치료 거부 권리 존중 |
| 성실의 원칙 | 약속과 신뢰 유지, 직업적 성실 | 예약 시간 준수, 치료 기록의 정직한 작성, 지속적 역량 개발 |
국가고시 관점에서 윤리 원칙 문제는 단순 암기보다 상황에 맞는 원칙을 고르는 적용력이 중요합니다. 자원 배분, 대기자 관리, 치료 시간 분배, 장비 사용 우선순위 같은 키워드가 나오면 정의의 원칙을 떠올리면 됩니다. 반대로 환자의 치료 거부, 설명 동의, 사생활 보호는 자율성 존중, 낙상 위험 예방이나 금기 확인은 악행금지, 근거 있는 치료 제공은 선행과 연결됩니다.
참고 문헌 (논문 출처)
- [1]
Whom to treat first, and how much is enough? Ethical dilemmas that physical therapists confront as they compare individual patients' needs for treatment.일반논문Purtilo RB (1992) · DOI: 10.1017/s0266462300007881
- [2]
Toward a just policy on healthcare rationing. Ethical principles must inform the debate concerning the distribution of services.일반논문Hofmann PB (1994)
- [3]
The fair innings argument and increasing life spans.일반논문Farrant A (2009) · DOI: 10.1136/jme.2007.023762
- [4]
Using a lottery to resolve indeterminacy when allocating resources for drugs for rare diseases.일반논문Bond K, Sandman L, Gustavsson E. (2026) · DOI: 10.1136/jme-2023-109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