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폐활량 곡선의 모양과 의미
노력성 폐활량검사는 최대로 들이쉰 뒤 가능한 한 세게, 빨리, 끝까지 내쉬게 하고 그 과정을 두 가지 곡선으로 그린다. 용적-시간 곡선은 시간에 따라 얼마나 내쉬었는지를, 유량-용적 곡선은 내쉰 양에 따라 얼마나 빨리 내쉬는지를 보여 준다.
이 단원의 흐름
먼저 두 곡선의 축과 읽는 법을 익히고, 여기서 나오는 대표 지표를 정리한다. 이어서 곡선의 앞부분은 노력에, 뒷부분은 기도의 성질에 좌우되는 이유를 기도의 동적 압박으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곡선의 모양만 보고 폐쇄성·제한성·상기도 폐쇄를 짐작하는 방법을 비교한다.
두 곡선은 같은 숨을 다른 축으로 그린 것이다
용적-시간 곡선: 시간에 따라 얼마나 내쉬었나
가로축은 날숨을 시작한 뒤의 시간(초), 세로축은 그때까지 내쉰 공기의 누적량(L)이다. 건강한 사람은 처음 1초 동안 곡선이 가파르게 올라가 전체의 대부분을 내쉬고, 그 뒤로는 완만하게 올라가다 평평해진다. 평평해진 높이가 노력성 폐활량(FVC)이고, 1초 시점의 높이가 1초간 노력성 호기량(FEV1)이다. 시간의 흐름이 그대로 보이므로 날숨을 충분히 오래 했는지, 끝에서 평평해졌는지를 판단하기에 좋다.
유량-용적 곡선: 내쉰 양에 따라 얼마나 빨리
가로축은 내쉰 용적, 세로축은 그 순간의 유량(L/s)이다. 관례상 날숨을 위쪽에, 들숨을 아래쪽에 그리며, 가로축의 왼쪽 끝이 총폐용량(TLC), 오른쪽 끝이 잔기량(RV) 위치다. 날숨이 시작되면 유량이 순식간에 치솟아 꼭짓점인 최고 호기 유량(PEF)에 닿고, 이후 내쉰 양이 늘수록 거의 직선으로 줄어 0에 이른다. 이어 최대로 들이쉬면 아래쪽에 둥근 들숨 곡선이 그려져 하나의 고리(loop)가 된다.
둘은 서로를 보완한다
유량-용적 곡선은 날숨의 시작 부분이 크게 확대되어 보여 출발이 느렸는지, 중간에 기침했는지를 찾기 쉽다. 반면 날숨 끝부분은 유량이 0 근처로 눌려 잘 보이지 않는다. 용적-시간 곡선은 반대로 끝부분이 잘 보인다. 그래서 2019 ATS/ERS 표준은 두 곡선을 함께 보며 각 시도의 허용성을 판단하도록 한다.
| 구분 | 용적-시간 곡선 | 유량-용적 곡선 |
|---|---|---|
| 가로축 · 세로축 | 시간(초) · 누적 용적(L) | 용적(L) · 순간 유량(L/s) |
| 잘 보이는 구간 | 날숨의 끝(평평해졌는지, 15초 지속) | 날숨의 시작(PEF가 날카로운지, 망설임·기침) |
| 바로 읽는 값 | FVC, FEV1, 호기 시간 | PEF, 곡선 모양, 들숨 곡선 |
| 찾기 쉬운 오류 | 너무 일찍 멈춤, 끝의 누출 | 느린 출발, 첫 1초 안 기침, 성문 닫힘 |
그림 · 한 번의 노력성 호기가 유량-용적 곡선을 그리는 순서
1. 최대로 들이쉬고 멈춘 위치
2. 세게 터뜨리듯 내쉼: 최고 호기 유량
3. 유량이 거의 직선으로 줄어듦
4. 끝까지 내쉬어 잔기량에 닿음
TLC, PEF, 초록 영역 = 노력 비의존 구간, RV
2단계까지의 높이는 환자의 노력이 정하고, 3단계의 초록 영역은 노력을 더해도 거의 바뀌지 않는다. 이 영역의 기울기와 모양이 기도의 상태를 보여 준다.
마이메르시 제작 · 표준 곡선 모양을 따라 그린 개념도
대표 지표: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빨리
지표는 양과 속도 두 갈래로 나뉜다
FVC는 내보낼 수 있는 양, FEV1과 PEF는 내보내는 속도를 나타낸다. 둘의 비율인 FEV1/FVC는 “담긴 공기 중 첫 1초에 몇 퍼센트를 내보냈는가”를 뜻해, 기도가 좁아졌는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 준다. 건강한 성인에서는 대체로 70~80% 이상이며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낮아진다.
| 지표 | 정의 | 어느 곡선에서 | 해석의 요점 |
|---|---|---|---|
| FVC | 최대 들숨 뒤 힘껏 끝까지 내쉰 총량 | 용적-시간 곡선의 최종 높이 | 제한성에서 줄고, 공기 걸림이 심한 폐쇄성에서도 줄 수 있음 |
| FEV1 | 날숨 시작 후 첫 1초 동안 내쉰 양 | 용적-시간 곡선의 1초 높이 | 폐쇄성 장애의 중증도를 나타내는 중심 값 |
| FEV1/FVC | FEV1을 FVC로 나눈 비율 | 두 값의 계산 | 정상 하한보다 낮으면 폐쇄성. 제한성에서는 정상이거나 오히려 높음 |
| PEF | 노력성 호기 중 가장 높은 순간 유량 | 유량-용적 곡선의 꼭짓점 | 노력과 큰 기도 상태에 민감. 날카로운 꼭짓점이 좋은 노력의 증거 |
| FEF25-75% | FVC의 25%~75% 구간 평균 유량 | 용적-시간 곡선의 중간 기울기 | 작은 기도 변화에 민감하지만 변동이 커 단독 판단에 쓰지 않음 |
시간 0은 어떻게 정하는가
FEV1의 ‘1초’를 재려면 날숨이 언제 시작했는지 정해야 한다. 사람은 출발 순간에 조금 머뭇거리므로, 장비는 곡선의 가장 가파른 부분을 뒤로 연장해 가로축과 만나는 점을 시간 0으로 삼는다(뒤로 외삽법). 이 연장선보다 앞서 이미 내쉰 양을 외삽 용적(BEV)이라 하며, 2019 표준은 이 값이 FVC의 5% 또는 0.100L 중 큰 값보다 작아야 허용한다. 출발이 느리면 BEV가 커지고 FEV1이 실제보다 크게 계산되기 때문이다.
FVC와 느린 폐활량(VC)은 다를 수 있다
천천히 편하게 끝까지 내쉰 폐활량(SVC)은 노력성 폐활량보다 약간 크거나 같다. 폐쇄성 질환에서는 세게 내쉴수록 기도가 눌려 일찍 닫히므로 FVC가 SVC보다 눈에 띄게 작아질 수 있다. 이때 FEV1/FVC 대신 FEV1/VC를 함께 보면 폐쇄를 놓치지 않는다.
그림 · 용적-시간 곡선에서 FEV1과 FVC 읽기
마이메르시 제작 · 수식으로 계산해 그린 개념도(FEV1/FVC 0.80)
왜 곡선의 뒷부분은 노력과 관계없는가
세게 내쉬면 기도도 함께 눌린다
힘껏 내쉬면 흉막 안 압력이 크게 높아져 폐포를 짜내고, 이 압력이 공기를 입 쪽으로 밀어낸다. 그런데 같은 압력은 폐 안을 지나는 기도도 바깥에서 누른다. 기도 안의 압력은 폐포에서 입으로 갈수록 점점 떨어지므로, 어느 지점에서 기도 안 압력이 바깥 흉막 압력과 같아진다. 이 지점을 등압점이라 하고, 그보다 입 쪽의 기도는 바깥 압력이 더 커서 좁아진다. 이것이 동적 기도 압박이다.
더 세게 밀수록 더 세게 조인다
환자가 노력을 더 하면 폐포를 미는 힘이 커지지만 기도를 누르는 힘도 같이 커져, 유량은 거의 늘지 않는다. 그래서 날숨 초반의 꼭짓점을 지나 폐 용적이 줄어든 뒤부터는 유량이 폐의 탄성 반동과 작은 기도의 저항으로 정해진다. 이 구간을 노력 비의존 구간이라 한다. 반대로 꼭짓점까지의 초반 구간은 흉막 압력, 곧 환자의 노력에 비례해 달라진다.
| 구분 | 노력 의존 구간 | 노력 비의존 구간 |
|---|---|---|
| 위치 | 날숨 시작~PEF 부근(높은 폐 용적) | PEF 이후~RV(중간·낮은 폐 용적) |
| 유량을 정하는 것 | 호흡근의 힘(흉막 압력), 큰 기도 | 폐의 탄성 반동, 작은 기도의 저항 |
| 대표 지표 | PEF | FEF25-75%, 곡선 뒷부분의 기울기 |
| 검사자에게 주는 의미 | 출발이 약하면 PEF가 무디고 낮아짐 → 재시도와 독려 | 모양이 오목하면 노력 부족보다 기도 질환을 먼저 생각 |
좋은 노력의 증거
PEF는 흉막 압력과 비례하므로 곡선 앞부분이 곧 노력의 크기를 보여 준다. 2019 표준은 유량이 PEF의 10%에서 90%까지 오르는 시간이 150밀리초 이하로 날카롭게 솟는 것을 바람직한 출발로 본다. 꼭짓점이 둥글고 늦게 나타나면 결과를 해석하기 전에 다시 시도하게 한다. 다만 상기도가 좁은 환자에서는 이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곡선 모양으로 보는 세 가지 패턴
폐쇄성: 꼭짓점 뒤가 안으로 휘어진다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에서는 작은 기도가 좁아지고, 폐기종에서는 탄성 반동이 약해져 기도를 열어 두는 힘도 준다. 그러면 꼭짓점 뒤의 유량이 급히 떨어지고 낮은 유량이 길게 이어져, 날숨 곡선이 안쪽으로 오목하게 파인 숟가락 모양이 된다. FEV1이 크게 줄고 FEV1/FVC가 낮아지며, 날숨 시간이 길어진다.
제한성: 작지만 모양은 유지된다
폐섬유증·흉곽 변형·신경근 질환·심한 비만처럼 폐가 충분히 부풀지 못하면 FVC가 줄어 곡선의 폭이 좁아진다. 기도 자체는 좁지 않고, 폐섬유증에서는 오그라드는 힘이 오히려 세서 유량은 잘 유지된다. 그래서 곡선은 좁고 키가 상대적으로 큰 모양이 되고 FEV1/FVC는 정상이거나 높다. 다만 이 모양만으로 제한성을 확정하지는 않고 TLC 측정으로 확인한다.
상기도 폐쇄: 꼭대기가 잘린다
후두·기관처럼 굵은 기도가 좁아지면 그 좁은 곳이 유량의 상한을 정해, 곡선의 꼭대기가 평평하게 잘린 고원(plateau)이 생긴다. 좁아진 곳이 숨에 따라 변하지 않는 고정형(기관 협착 등)은 날숨과 들숨이 모두 잘린다. 변하는 형은 위치에 따라 다르다. 흉곽 밖 기도(성대 마비 등)는 들숨 때 기도 안이 음압이 되어 더 좁아지므로 들숨 곡선이, 흉곽 안 기도(기관 내 종양 등)는 날숨 때 흉막 압력에 눌리므로 날숨 곡선이 평평해진다.
| 패턴 | 날숨 곡선 | 들숨 곡선 | 수치의 특징 | 대표 원인 |
|---|---|---|---|---|
| 정상 | 날카로운 PEF 뒤 거의 직선 감소 | 둥근 반원 | FEV1/FVC 정상 | - |
| 폐쇄성 | PEF 뒤 오목하게 파임(숟가락 모양) | 대체로 유지 | FEV1↓, FEV1/FVC↓ |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
| 제한성 | 폭이 좁고 모양 유지 | 작아짐 | FVC↓, FEV1/FVC 정상~↑ | 폐섬유증, 흉곽 변형, 신경근 질환 |
| 고정형 상기도 폐쇄 | 꼭대기가 평평 | 바닥이 평평 | PEF가 FEV1에 비해 크게 낮음 | 기관 협착, 갑상샘종에 의한 압박 |
| 변동형 흉곽 밖 | 대체로 유지 | 평평 | 들숨 유량 감소 | 성대 마비, 성대 기능 이상 |
| 변동형 흉곽 안 | 평평 | 대체로 유지 | 날숨 유량 감소 | 기관 내 종양, 기관연화증 |
상기도 폐쇄는 FEV1/FVC가 크게 낮지 않아 숫자만 보면 놓치기 쉽다. 그래서 들숨 곡선까지 그려 고리 전체의 모양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리가 평평하게 잘려 보이면 검사자는 노력 부족과 구별해 결과지에 기록한다. 원인 판단은 의사가 한다.
두 패턴이 겹치기도 한다
폐쇄성 질환이 있으면서 폐섬유증이나 흉곽 변형이 함께 있는 환자는 FEV1/FVC가 낮고 FVC도 작아, 곡선이 오목하면서 폭도 좁다. 그러나 앞에서 본 것처럼 공기 걸림만으로도 FVC가 줄 수 있어, 폐활량검사만으로 혼합형을 가려내지는 못한다. 이 경우에도 폐용적 검사로 TLC를 확인해야 한다(2-5).
그림 · 네 가지 유량-용적 고리
마이메르시 제작 · 표준 패턴을 수식으로 그린 개념도
검사 화면에서 곡선 확인하기

시도를 겹쳐 비교한다
장비는 시도마다 곡선을 겹쳐 그린다. 좋은 시도들은 날카로운 꼭짓점이 비슷한 높이에서 겹치고, 뒷부분이 거의 같은 선을 따라간다. 한 시도만 꼭짓점이 낮거나 중간에 톱니가 있으면 노력 부족이나 기침을 의심한다.
용적-시간 곡선에서는 끝이 평평하게 누웠는지를 본다. 곡선이 아직 오르는 중에 끝났다면 FVC가 작게 나온다.
마이메르시 제작 · AI 활용 교육용 삽화
곡선에 남는 흔한 오류 모양
곡선의 모양은 질환만이 아니라 검사 과정의 문제도 보여 준다. 오류 모양을 알아 두면 결과를 해석에 넘기기 전에 재시도할지 판단할 수 있다.
- 꼭짓점이 둥글고 낮다
출발이 힘차지 않았거나 최대로 들이쉬지 않고 시작했다. 최대 들숨 뒤 2초 넘게 머뭇거려도 PEF와 FEV1이 떨어진다. 설명을 다시 하고 시도한다. - 첫 1초 안에 톱니가 생긴다
기침이 FEV1을 바꾼다. 해당 시도의 FEV1은 쓰지 않는다. - 곡선이 갑자기 0으로 떨어진다
성문을 닫았거나 혀·이로 마우스피스를 막았다. 날숨이 끝나기 전에 멈춘 것이므로 FVC를 믿을 수 없다. - 끝이 평평해지지 않고 끊긴다
너무 일찍 멈췄다. 15초까지 내쉬었거나 1초 동안 용적 변화가 0.025L 미만으로 평평해져야 날숨이 끝난 것으로 본다. - 용적이 서서히 줄어든다
입가나 장비에서 공기가 새고 있다. 마우스피스를 다시 물게 하고 연결부를 점검한다.
이런 모양이 반복되면 환자가 지쳤는지, 설명이 전달되지 않았는지를 살핀다. 반복 시도 횟수와 허용·재현성 기준은 2-4에서 정리한다.
여러 시도에서 어떤 값을 보고하는가
가장 큰 값을 고르되, 허용된 시도에서만
노력성 폐활량검사는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여러 번 시도한다. 2019 ATS/ERS 표준은 허용 기준을 통과한 시도들 가운데 가장 큰 FVC와 가장 큰 FEV1을 보고하도록 한다. 두 값이 서로 다른 시도에서 나와도 된다. 노력이 부족하면 값이 작아질 뿐 커지지는 않으므로, 가장 큰 값이 그 사람의 실제 능력에 가장 가깝다고 보는 것이다.
유량 지표는 ‘가장 좋은 시도’ 하나에서
PEF나 FEF25-75%처럼 곡선 모양에 따라 달라지는 값은 시도마다 섞어 쓰면 의미가 흐려진다. 그래서 FVC와 FEV1의 합이 가장 큰 시도 하나를 ‘가장 좋은 시도’로 정해 그 곡선에서 읽는다. 결과지에 그려지는 대표 곡선도 이 시도다.
숫자와 모양은 함께 본다
보고된 숫자가 정상 범위여도 곡선에 상기도 폐쇄를 시사하는 평평한 부분이 있거나, 반대로 숫자가 낮아도 곡선이 노력 부족을 보여 줄 수 있다. 검사자는 숫자만 넘기지 않고 곡선의 질과 환자의 협조 정도를 등급과 메모로 남겨, 판독하는 의사가 결과의 신뢰도를 알 수 있게 한다.
기억 점검 · 용적-시간 = 끝을 보기 좋음(FVC·FEV1), 유량-용적 = 시작을 보기 좋음(PEF·모양) / FEV1/FVC↓ = 폐쇄성, FVC↓·비율 정상~↑ = 제한성 의심(TLC로 확정) / PEF까지 = 노력 의존, 이후 = 노력 비의존(동적 기도 압박·등압점) / BEV < FVC 5% 또는 0.100L 중 큰 값 / 폐쇄성 = 오목, 제한성 = 좁음, 고정 상기도 = 위아래 평평, 흉곽 밖 변동형 = 들숨 평평, 흉곽 안 변동형 = 날숨 평평 / 원인 판단은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