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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4학년 민지 씨가 냉동만두 공장으로 현장실습을 갔다고 해 봅시다. 첫날 견학을 하는데, 안내하던 품질팀 대리님이 가열기 옆에서 멈춰 "여기가 우리 공장에서 제일 중요한 곳이에요"라고 말합니다. 민지 씨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궁금합니다. 완성된 만두를 검사하면 되지, 왜 굳이 이 기계 앞이 제일 중요할까요?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HACCP를 이해하는 첫걸음입니다.
완제품을 검사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루에 수만 개를 만드는 공장에서 모든 제품을 검사할 수는 없으니 일부를 뽑아 검사합니다. 뽑힌 제품이 괜찮다고 해서 나머지 전부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또 검사 결과가 나올 때쯤이면 제품이 이미 출고된 뒤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뒤집은 것이 HACCP입니다.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단계를 미리 찾아, 그 단계를 확실히 관리하면 결과도 안전하다"는 생각입니다. 만두라면 가열 단계에서 중심 온도와 시간이 기준을 넘기면 병원성 미생물이 줄어든다는 근거가 있습니다. 그러니 완제품을 모두 검사하는 대신 가열기의 온도와 시간을 빠짐없이 지키고 기록하는 것이 더 확실한 방법이 됩니다. 대리님이 가열기 앞에서 멈춘 이유가 이것입니다.
사후 검사에서 사전 예방으로
예전 방식: 원료 → 제조 → 완제품 → 일부 뽑아 검사 → 문제 발견 시 회수
↓
HACCP 방식: 원료 → 위험한 단계를 미리 찾음 → 그 단계에 기준을 정함 → 매번 확인·기록 → 벗어나면 즉시 조치 → 완제품
그림 1-1. 완제품 검사 중심에서 공정 관리 중심으로
HACCP는 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의 머리글자입니다. 우리말로는 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이라고 부르고, 흔히 '해썹'이라고 읽습니다.
| 부분 | 뜻 | 공장에서의 모습 |
|---|---|---|
| HA (위해요소 분석) | 원료와 공정마다 사람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요소를 찾고 평가한다 | "이 원료에 어떤 미생물·잔류물질·이물이 있을 수 있나"를 표로 정리 |
| CCP (중요관리점) | 그 위해요소를 예방하거나 없애거나 허용 수준 이하로 줄이는 데 꼭 필요한 단계 | 가열, 금속검출, 냉각처럼 "여기서 놓치면 뒤에서 막을 수 없는" 단계 |
고시에서는 위해요소를 생물학적·화학적·물리적 인자나 조건으로 나눕니다. 학생 눈높이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 구분 | 예시 | 주로 막는 방법 |
|---|---|---|
| 생물학적 | 병원성 미생물, 기생충 | 가열, 냉각, 세척·소독, 원료 검사 |
| 화학적 | 잔류농약, 알레르기 유발물질의 의도치 않은 혼입, 세척제 잔류 | 원료 성적서 확인, 라인 분리·세척, 약품 보관 관리 |
| 물리적 | 금속 조각, 유리, 플라스틱, 돌 | 금속검출기·X선 검출기, 체 거르기, 유리 관리 |
그림 1-2. 위해요소 3가지와 막는 방법
HACCP는 회사가 좋아서 하는 캠페인이 아니라 법에 근거한 제도입니다. 식품은 식품위생법, 축산물은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근거가 있고, 구체적인 기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인 「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에 들어 있습니다. 인증 심사와 기술지원, 교육 같은 실무는 식약처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 맡습니다. 인증원은 2017년 2월 식품과 축산물 인증 기관이 하나로 합쳐져 출범했습니다.
| 층 | 무엇이 들어 있나 | 어디서 보나 |
|---|---|---|
| 식품위생법·축산물 위생관리법 | 안전관리인증기준을 정하고 인증하는 근거 | 국가법령정보센터 |
|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 의무 적용 대상 식품, 영업자·종업원 교육훈련 등 | 국가법령정보센터 |
| 식약처 고시 「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 | 용어, 선행요건, 7원칙 12절차, 평가 기준, 교육 시간 등 실무 기준 | 식약처 누리집, 국가법령정보센터 행정규칙 |
|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안내 | 인증 절차, 교육 일정, 평가(심사) 매뉴얼 | haccp.or.kr |
그림 1-3. HACCP 제도를 이루는 법과 기관
법은 업체에 HACCP 팀을 꾸리고, 기준서를 만들고, 매일 기록을 남기라고 요구합니다. 이 일을 실제로 굴리는 사람이 이 책이 말하는 HACCP 실무자입니다. 회사에서는 품질관리팀, 품질보증팀, 식품안전팀, HACCP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작은 공장에서는 품질 담당 한두 명이 이 일을 모두 맡기도 합니다.
민지 씨가 실습 마지막 날 다시 가열기 앞을 지날 때는 질문이 바뀌어 있을 겁니다. "이 온도는 누가 몇 번 확인하고, 기준을 벗어나면 누가 무엇을 하지?" 이 질문이 바로 다음 장의 내용입니다.
💡 팁 공장 견학이나 실습을 가면 "이 공장의 CCP는 어디예요?"라고 꼭 물어보세요. 담당자가 가리키는 곳 두세 군데만 기억해도 면접에서 할 이야기가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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