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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환자를 돌보기 위해 간호사를 뽑습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부품 공장이나 아파트 건설 현장은 왜 간호사를 뽑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법이 두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 한 가지를 이해하면 채용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왜 어떤 곳은 정규직이고 어떤 곳은 계약직인지가 한꺼번에 보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는 일정한 사업장의 사업주에게 보건관리자를 두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보건관리자는 보건에 관한 기술적인 사항에 대해 사업주(또는 현장 총책임자인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보좌하고, 현장 관리자들에게 지도·조언하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기억해 두세요.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이면 무조건 보건관리자를 둬야 한다"는 말이 자주 돌지만 정확하지 않습니다. 기준은 업종과 규모를 함께 봅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별표 5가 업종별로 선임 인원을 정하고 있고, 크게 네 묶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묶음 | 대표 업종 | 보건관리자 수 |
|---|---|---|
| ① 유해인자가 많은 업종 | 광업, 화학·의약품·고무·플라스틱·금속·전자부품·자동차 제조 등 | 상시근로자 50~500명 미만 1명 이상 / 500~2천 명 미만 2명 이상 / 2천 명 이상 2명 이상 |
| ② 그 밖의 제조업 | ①에 들지 않는 제조업 | 50~1천 명 미만 1명 이상 / 1천~3천 명 미만 2명 이상 / 3천 명 이상 2명 이상 |
| ③ 서비스업 등 | 운수·창고, 도소매, 숙박·음식, 연구개발, 시설관리, 보건업, 전기·가스, 폐기물 처리 등 | 50~5천 명 미만 1명 이상 / 5천 명 이상 2명 이상 |
| ④ 건설업 | 공사 현장 | 공사금액 800억 원(토목공사 1천억 원)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600명 이상이면 1명 이상, 이후 1,400억 원 또는 600명이 늘 때마다 1명씩 추가 |
※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별표 5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업종 세부 목록과 예외(예: 공공행정·학교는 청소·시설관리·조리 등 현업 종사자 기준)는 원문을 확인하세요.
이 표에서 간호사에게 특히 중요한 줄이 있습니다. ①·②·③ 묶음의 가장 큰 규모 구간(각각 2천 명, 3천 명, 5천 명 이상)에서는 보건관리자 중 의사 또는 간호사가 1명 이상 포함되어야 합니다. 대규모 사업장에 간호사 보건관리자가 꾸준히 필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선임 기준 말고도 채용 현실을 가르는 숫자가 두 개 있습니다.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이면 '전담'입니다. 이 규모의 사업장은 보건관리자에게 보건 업무만 맡겨야 합니다(시행령 제20조제2항). 반대로 300명 미만 사업장에서는 보건관리자가 총무·인사·안전 업무를 함께 맡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상시근로자 300명 미만이면 '위탁'이 가능합니다. 건설업을 제외하고 300명 미만인 사업장(그리고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외딴곳의 사업장)은 보건관리자를 직접 두는 대신 보건관리전문기관에 업무를 맡길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23조). 이 기관들에 소속된 간호사가 여러 회사를 돌며 일하는 것이 '대행' 또는 '보건대행'이라 불리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보건관리자를 두어야 하는 사업 중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인 곳은 산업보건의도 두어야 합니다(시행령 제29조). 다만 의사를 보건관리자로 선임했거나 보건관리전문기관에 위탁했다면 제외됩니다. 즉 간호사를 보건관리자로 둔 50명 이상 사업장은 산업보건의를 따로 위촉하게 되고, 간호사 보건관리자는 이 의사와 함께 일하게 됩니다.
보건관리자 선임 판단 흐름
업종·규모가 별표 5의 선임 대상인가?
↓ 예
건설업인가?
→ 예면 ▶ 직접 선임(공사금액·인원 기준, 위탁 불가)
↓ 아니요
상시근로자 300명 미만인가?
→ 예면 ▶ 대행 위탁 가능(보건관리전문기관) 또는 직접 선임
↓ 아니요(300명 이상)
▶ 전담 선임(보건 업무만 맡김, 위탁 불가)
↓
가장 큰 규모 구간인가?(① 2천 명·② 3천 명·③ 5천 명 이상)
→ 예면 ▶ 의사·간호사 포함(보건관리자 중 1명 이상)
▶ 표시 = 최종적으로 갈리는 네 갈래
그림 1-1. 보건관리자 선임 판단 흐름
같은 회사가 가까운 곳에 사업장을 여러 개 운영하는 경우, 일정한 조건(같은 시·군·구에 있거나 서로 15km 이내, 상시근로자 합계 300명 이내)에서 보건관리자 한 명이 함께 맡을 수 있는 규정이 있습니다(시행령 제16조를 보건관리자에 준용). 공고에 "○개 사업장 담당"이라고 적혀 있다면 이런 구조일 수 있습니다.
| 법 구조 | 채용 시장에서 나타나는 모습 |
|---|---|
| 건설업은 공사금액에 따라 선임, 위탁 불가 | 현장이 열리면 뽑고 준공되면 자리가 사라지는 현장 단위 계약직이 많음(10장) |
| 300명 이상은 전담, 위탁 불가 | 대규모 제조업 등에서 상시 자리가 유지됨(13장) |
| 300명 미만은 위탁 가능 | 보건관리전문기관이 여러 중소 사업장을 맡음(9장) |
| 대규모 구간은 의사·간호사 포함 의무 | 대기업 사업장에서 간호사 보건관리자 수요가 이어짐 |
💡 팁 공고를 볼 때 "이 회사는 왜 보건관리자를 뽑을까?"를 먼저 생각해 보세요. 업종과 인원, 공사금액을 알면 전담인지, 혼자인지, 현장이 끝나면 어떻게 되는지까지 짐작할 수 있어요. 면접 답변도 훨씬 구체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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