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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틸레이터 환자의 가슴을 보고 있으면 기계에 맞춰 가슴이 부풀었다 가라앉습니다. 겉으로는 우리가 숨 쉬는 모습과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선배들은 PEEP을 올린 뒤에 꼭 혈압을 다시 보라고 합니다. 숨을 도와주는데 왜 혈압까지 신경 써야 하는지 처음에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이 편에서는 우리 몸이 쉬는 숨과 기계가 넣는 숨이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살펴봅니다.
핵심은 방향입니다. 우리 몸은 공기를 빨아들여 숨을 쉬고, 기계는 공기를 밀어 넣어 숨을 쉽니다. 이 방향 차이가 벤틸레이터의 거의 모든 부작용을 설명합니다.
우리가 숨을 들이쉴 때는 가슴과 배 사이의 근육이 아래로 내려갑니다. 이 근육을 횡격막이라고 부릅니다. 횡격막이 내려가면 가슴 안의 압력이 바깥보다 낮아지고, 공기가 저절로 빨려 들어옵니다. 이렇게 바깥보다 낮은 압력을 음압이라고 합니다.
기계는 반대입니다. 바깥보다 높은 압력으로 공기를 폐 속에 밀어 넣습니다. 이 높은 압력을 양압이라고 부릅니다. 풍선을 입으로 부는 장면을 떠올리면 됩니다. 밀어 넣는 힘이 있어야 부풀고, 입을 떼면 저절로 빠집니다.
그렇다면 내쉴 때는 어떨까요? 내쉬는 숨은 기계도 우리 몸과 같습니다. 기계는 공기를 빼내 주지 않고 길만 열어 줍니다. 부푼 가슴이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공기가 저절로 나갑니다.
| 구분 | 스스로 하는 숨 | 기계가 넣는 숨 |
|---|---|---|
| 흡기 | 횡격막이 내려가 가슴 안이 음압 → 공기가 빨려 들어옴 | 기계가 양압으로 밀어 넣음 |
| 호기 | 가슴이 되돌아오며 저절로 나감 | 같습니다 — 기계는 내보내지 않고 길만 열어 줍니다 |
| 가슴 안 압력 | 흡기에 내려감 | 흡기에 올라감 |
| 심장으로 오는 피 | 흡기에 늘어남 | 흡기에 줄어듦 |
그림 3-1-1. 스스로 하는 숨과 기계가 넣는 숨
결론부터 말하면, 가슴 안이 눌리기 때문입니다.
기계가 숨을 밀어 넣으면 가슴 안의 압력이 올라갑니다. 심장도 가슴 안에 있으니 함께 눌립니다. 그러면 몸 곳곳에서 심장으로 돌아오는 피가 줄어들고, 그 결과 혈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은 특히 두 경우에 잘 나타납니다. 하나는 환자가 탈수 상태일 때이고, 다른 하나는 PEEP을 올린 직후입니다. PEEP은 숨을 다 내쉰 뒤에도 폐에 남겨 두는 압력으로, 3-6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기계는 내쉬는 숨을 도와주지 않습니다. 가슴이 스스로 되돌아오는 시간이 있어야 공기가 다 나갑니다.
그런데 내쉴 시간이 모자라면 어떻게 될까요? 미처 나가지 못한 공기가 폐에 남고, 다음 숨이 그 위에 쌓입니다. 풍선의 바람이 다 빠지기 전에 또 불어 넣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남은 공기 때문에 생기는 압력을 auto-PEEP이라고 부릅니다(4-3).
예를 들어 신규 간호사 준호 씨가 맡은 환자의 PEEP이 처방에 따라 올라갔다고 합시다. 준호 씨는 설정이 바뀐 뒤 혈압을 다시 확인했고, 혈압이 떨어진 것을 보았습니다. "조금 지나면 돌아오겠지"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준호 씨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알렸습니다. 가슴 안이 눌려 심장으로 오는 피가 줄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설정을 올린 직후 혈압이 떨어지면 바로 알립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돌아오겠거니 하고 기다리지 않습니다.
팁 "양압"이라는 말이 어렵게 들리면 풍선을 입으로 부는 장면을 떠올리세요. 밀어 넣는 힘이 있어야 부풀고, 놓으면 저절로 빠지죠. 그게 전부예요.
다음에 읽을 편 → 3-2 「기계가 대신하는 것과 대신 못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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