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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주려고 보니 말초 정맥로는 이미 다른 수액으로 꽉 차 있고, 새 라인을 잡기도 어렵습니다. 그때 에크모 회로에 달린 삼방활전이 눈에 들어옵니다. 굵은 관에 피가 힘차게 돌고 있으니 "여기로 주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이 편에서는 그 생각이 들었을 때 무엇을 기본으로 삼아야 하는지, 왜 그렇게 조심하는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살펴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확인하기 전에는 하지 않습니다.
회로를 통한 투여를 허용하는지는 기관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부서 기준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말초 정맥로나 중심정맥로를 씁니다. 회로의 뚜껑과 활전은 닫아 둔 상태가 기본입니다.
이유는 회로 안의 압력에 있습니다. 펌프는 환자 몸에서 피를 끌어와 다시 돌려보냅니다. 피를 끌어오는 쪽에는 빨아들이는 힘이 걸려 있는데, 이 힘을 음압이라고 부릅니다. 에크모 회로는 그 절반이 음압입니다.
빨대로 음료를 마시는데 빨대 옆에 작은 구멍이 나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음료 대신 공기가 쭉 빨려 올라옵니다. 회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압이 걸린 곳에서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틈으로 공기가 빠르게 빨려 들어옵니다.
실제로 공기색전의 원인으로 기록된 것들이 측관 뚜껑, 에크모 중 중심정맥관 삽입처럼 회로나 그 주변을 여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회로를 여는 것은 말초 정맥로를 여는 것과 위험의 종류가 다릅니다. 늘 하던 말초 투여의 감각으로 회로를 대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회로에서 피를 뽑아 봤으니 약도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회로에서 채혈하는 것과 회로로 무언가를 넣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하나가 된다고 다른 하나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둘째는 구두로 들은 대로 바로 여는 것입니다. 바쁜 순간에 "회로로 주면 돼"라는 말을 들으면 그대로 손이 가기 쉽습니다. 이때는 누가 지시했고 어느 포트인지 되읽어 확인한 뒤에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 신규 간호사 준호 씨가 수혈을 준비하는데, 말초 정맥로가 마땅치 않았다고 합시다. 지나가던 누군가가 "회로로 연결하면 되잖아"라고 말했습니다. 준호 씨는 회로의 삼방활전으로 손을 뻗으려다 멈췄습니다.
준호 씨는 먼저 되물었습니다. "회로로 주라는 지시는 누가 하신 건가요? 어느 포트로요?" 그리고 부서 기준에서 회로 투여가 허용되는지, 혈액제제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지 확인했습니다. 확인이 끝나기 전까지 활전은 닫힌 그대로 두었습니다.
혹시 회로에 공기가 들어갔을 때의 대응은 응급 편에서 따로 다룹니다.
이 편의 답은 모두 부서 기준에 달려 있습니다. 첫 근무 전에 아래를 확인해 적어 둡니다.
팁 회로에 달린 삼방활전을 볼 때마다 "닫혀 있나?"부터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열지 않는 것이 기본이니까요.
다음에 읽을 편 → 3-8 「보호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설명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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