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8. 감각계 | 마이메르시 MyMer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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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8. 감각계

기초의학 · 인체의 기관계

part8. 감각계

감각계는 응급구조사가 도구 없이 가장 많은 정보를 얻는 통로다. 동공의 크기와 빛 반응, 안구 움직임, 시야가 가려지는 양상, 어지럼증의 성격은 모두 뇌와 뇌신경의 상태를 밖으로 드러낸다. 눈과 귀는 구조가 곧 기능이어서 증상을 보면 병변 위치를 거꾸로 짚을 수 있다. 이 파트는 시각·청각·평형·후각·미각의 구조와 전달 경로를 현장 소견과 연결해 정리한다.

1. 눈의 구조와 굴절

빛은 각막, 전방수(방수), 수정체, 유리체를 차례로 지나 망막에 맺힌다. 굴절력이 가장 큰 구조는 각막으로, 공기와의 굴절률 차이가 가장 커서 눈 전체 굴절력의 약 3분의 2를 담당하고 나머지 3분의 1가량을 수정체가 맡는다. 두꺼운 수정체를 떠올리기 쉬우나 각막이 앞선다.

조절작용

각막의 굴절력은 고정되어 있고 거리에 따라 초점을 바꾸는 일은 수정체가 한다. 모양체근(섬모체근)이 수축하면 수정체 소대가 느슨해져 수정체가 두꺼워지고 곡률과 굴절력이 커져 가까운 물체에 초점이 맞는다. 각막이 모양체근에 의해 두께를 바꾼다는 설명은 잘못된 짝짓기다. 홍채는 동공 크기로 빛의 양과 초점 심도를, 유리체는 안구 형태 유지를, 망막은 빛을 신경신호로 바꾸는 광수용을 담당한다.

망막과 시각신경유두

망막의 중심와는 해상도가 가장 높은 지점이고, 신경절세포의 축삭이 모여 안구를 빠져나가는 곳이 시각신경유두다. 시각신경유두는 구조적으로 약해 안압에 취약하며 이것이 녹내장성 시야결손의 출발점이다.

2. 동공빛반사

한쪽 눈에 빛을 비추면 양쪽 동공이 함께 작아진다. 구심로는 망막에서 시각신경(시신경)과 시각로를 지나 중간뇌에 이르고, 신호는 양쪽 에딩거-베스트팔핵으로 분배된다. 원심로는 양쪽 동안신경(눈돌림신경)의 부교감섬유로, 섬모체 신경절을 거쳐 동공조임근을 수축시킨다. 양안이 동시에 반응하는 것은 시각신경교차의 교차 섬유 때문이 아니라 중간뇌에서 양쪽 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빛을 비춘 눈이 작아지면 직접반사, 반대쪽 눈이 작아지면 간접반사이고 둘을 합쳐 대광반사라 한다. 동공 소견은 인체의 기관계 part6 두개내압 상승과 감염 part2 아편유사제 중독에서 다시 등장하므로 여기서 정상 기전을 확실히 세워둔다.

좌우 비대칭의 해석

왼쪽 눈에 빛을 비췄는데 왼쪽은 그대로이고 오른쪽만 작아진다면, 신호가 중간뇌까지 갔다는 뜻이므로 구심로인 시각신경은 정상이고 문제는 그쪽 원심로인 동안신경 부교감섬유에 있다. 구심로가 끊기면 그 눈에 빛을 비출 때 양쪽 모두 반응하지 않는다.

교감신경과 안구운동신경

동공확대근은 교감신경이 지배한다. 눈꺼풀처짐, 동공축소, 같은 쪽 얼굴의 무한증(발한 감소)이 함께 오는 호너증후군은 눈으로 가는 교감신경 경로의 손상이며, 부교감신경 병변에는 무한증이 없다. 안구운동은 눈돌림신경·도르래신경·갓돌림신경이 나눠 맡고, 갓돌림신경은 외측직근을 지배해 안구를 바깥으로 돌린다. 안면 외상 후 한쪽 눈의 외전 제한과 복시가 있으면 갓돌림신경 손상이다.

3. 시야결손

시야결손은 병변 위치를 반영한다. 망막에 맺히는 상은 실제 시야와 상하좌우가 뒤집히므로 아래쪽 시야가 안 보인다면 손상 부위는 망막의 위쪽이다. 안구운동과 동공빛반사가 정상이면서 국소 시야결손만 있다면 시각신경보다 망막 국소 손상을 먼저 생각한다.

주변부 시야가 서서히 좁아지고 안압이 올라 있으면 녹내장이며 기전은 시각신경유두의 압박 손상이다. 통증 없이 검은 커튼이 내려오듯 시야가 가려지는 양상은 열공망막박리의 전형이다. 중심망막동맥 폐쇄는 완전한 시력 소실, 유리체 출혈은 부유물과 뿌연 시야, 시신경염은 안구 운동 시 통증,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심한 안통과 두통으로 구별된다.

4. 귀(청각)

귀는 외이(귓바퀴·외이도), 중이(고막·이소골·귀인두관), 내이(달팽이관·전정기관)로 나뉜다. 음파는 고막을 진동시키고 이소골인 망치뼈·모루뼈·등자뼈가 이를 받는다. 넓은 고막의 진동을 좁은 등자뼈 족판으로 몰아주는 면적 차이와 지렛대 원리로 압력이 약 20배 이상 증폭되어, 공기의 진동이 액체로 찬 달팽이관으로 효율적으로 넘어간다. 증폭의 주역은 고막이 아니라 이소골이다. 등자뼈 족판은 타원창(난원창)을 통해 달팽이관 외림프에 진동을 전하고, 둥근창은 전파된 압력파의 출구다. 달팽이관 코르티기관의 유모세포가 이 진동을 전기신호로 바꾼다.

소음성 난청은 강한 소음의 반복 노출로 유모세포가 기계적으로 손상되는 감각신경성 난청이고, 노인성 난청은 유모세포의 퇴행성 변화다. 이명은 외부 음원 없이 소리가 들리는 증상으로 달팽이관 손상에서 흔하고,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와 함께 오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한다.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

구분 전음성 난청 — 외이·중이 문제 감각신경성 난청 — 내이·청신경 문제
병변 위치외이도, 고막, 이소골달팽이관의 유모세포, 청신경
원인 예귀지 막힘, 중이염, 고막 천공, 이소골 손상소음 노출, 노화, 이독성 약물, 청신경 종양
골전도정상기도전도와 함께 저하
큰 소리키우면 잘 들린다키워도 말소리 구별이 어렵다
동반 증상이충만감이명, 어지럼증

소리가 전달되는 길이 막혔는지, 받아들이는 쪽이 망가졌는지

5. 귀(평형)

내이의 전정기관은 반고리관, 타원주머니, 둥근주머니로 이루어진다. 세 개의 반고리관은 내부 림프액의 관성 흐름으로 머리의 회전 운동, 즉 각가속도를 감지한다. 중력에 대한 정적 기울기와 직선 가속·감속은 이석기관인 타원주머니와 둥근주머니가, 소리 진동수는 달팽이관이 담당한다.

이석이 제자리를 벗어나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림프액 흐름을 비정상적으로 자극해 어지럼증을 일으키며, 이것이 이석증(양성돌발성두위현훈)이다. 반복되는 현훈 발작에 청력 저하와 이명이 겹치는 3대 증상은 메니에르병이며, 내림프액의 과다 생성이나 흡수 장애에 따른 내림프수종이 원인이다. 전정기관이 손상되면 심한 회전성 현훈과 안진이 나타나고 눈을 감으면 균형을 잃는 롬베르그 양성을 보인다.

말초성 현훈은 회전감이 뚜렷하고 자세 변화로 심해지며 이명·난청 같은 귀 증상을 동반하는 일이 많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소뇌나 뇌간 병변에서 오므로 두통, 복시, 구음장애, 사지 실조 등 다른 신경학적 이상이 함께 있는지가 감별의 열쇠다.

6. 후각과 미각

후각 수용체는 비강 천장 쪽 후각상피, 즉 상비갑개와 비중격 상부의 점막에 분포한다. 하비갑개 점막과 비전정은 공기의 가온·정화 같은 호흡 기능을, 부비동 입구는 배액 경로를 맡을 뿐 후각과 무관하다. 후각상피의 축삭은 벌집뼈 체판을 지나 후각신경으로 후각망울에 이른다. 가는 섬유가 뼈 구멍을 통과하므로 전두개저 골절에서 쉽게 끊기며, 외상 후 후각 소실은 전두개저 손상과 뇌척수액 비루를 시사한다.

미각은 혀 앞 3분의 2를 얼굴신경이, 뒤 3분의 1을 혀인두신경이 전달한다. 얼굴신경이 마비된 환자에서 미각이 보존되어 있다면 혀인두신경 병변과 구분된다. 얼굴의 감각은 삼차신경이 담당하며 그중 안신경 분지가 눈 주변과 이마, 관자놀이의 통각을 전달한다. 군발두통에서 눈 주위 통증과 함께 눈물, 콧물, 결막 충혈이 오는 것은 삼차신경-자율신경 반사의 결과다. 몸통과 사지의 감각은 척수를 지나는데, 척수 반절단인 브라운-세카르 증후군에서는 손상된 쪽에 운동 마비와 심부감각 소실이, 반대쪽에 통각·온도감각 소실이 나타난다.

얼굴신경 마비

얼굴신경(제7뇌신경)은 다리뇌에서 나와 속귀길과 관자뼈 속 얼굴신경관을 지나 붓꼭지구멍으로 나온 뒤 표정근육으로 갈라진다. 좁은 뼈 관을 지나므로 부종이나 관자뼈 골절에 취약하다. 마비되면 같은 쪽 이마 주름이 사라지고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으며 입꼬리가 처져 입술이 반대쪽으로 돌아간다. 이마 근육은 양쪽 대뇌에서 지배를 받으므로 뇌졸중 같은 중추성 마비에서는 이마 주름이 유지되고 얼굴 아래쪽만 처지는 반면, 벨마비를 비롯한 말초성 마비는 이마를 포함한 같은 쪽 얼굴 전체가 마비된다. 이 차이가 현장 감별의 핵심이다.


현장 연결

  • 동공은 좌우를 함께 본다. 빛을 비춘 눈만 반응이 없고 반대쪽은 반응하면 원심로인 동안신경 문제, 양쪽 다 반응이 없으면 그 눈의 시각신경 문제다.
  • 눈꺼풀처짐·동공축소·무한증(발한 감소)이 한쪽에 몰려 있으면 호너증후군이다. 목과 흉곽 상부를 지나는 교감신경 경로의 손상이므로 외상 기전과 흉부 병변을 함께 확인한다.
  • 통증 없이 시야가 커튼처럼 가려진다는 호소는 망막박리를 시사한다. 안구 압박을 피하고 머리 흔들림을 줄여 이송하되, 심한 안통을 동반하면 급성 폐쇄각 녹내장을 고려한다.
  • 어지럼증은 귀 증상과 신경학적 증상을 나눠 묻는다. 이명·난청을 동반한 회전성 현훈은 말초성일 가능성이 높지만, 복시·구음장애·사지 실조가 섞이면 중추성으로 보고 뇌졸중에 준해 대응한다.
  • 두부 외상 후 냄새를 못 맡는다는 호소는 가볍게 넘기지 않는다. 후각신경이 지나는 전두개저 손상 가능성을 뜻하므로 코와 귀의 맑은 액체 유출을 함께 살핀다.

핵심 정리

  • 눈의 굴절력은 각막이 약 3분의 2, 수정체가 약 3분의 1이며 조절은 모양체근 수축에 따른 수정체 곡률 변화로 이루어진다.
  • 시각신경유두는 신경절세포 축삭의 출구로 안압에 취약해 녹내장성 시야결손이 시작되는 곳이다.
  • 동공빛반사의 구심로는 시각신경, 원심로는 섬모체 신경절을 거치는 동안신경 부교감섬유이며, 양안이 함께 수축하는 것은 중간뇌가 양쪽 에딩거-베스트팔핵에 연결되기 때문이다.
  • 빛을 비춘 눈만 반응하지 않으면 그쪽 원심로 손상, 양쪽이 모두 반응하지 않으면 그쪽 구심로 손상이다.
  • 호너증후군의 3징은 눈꺼풀처짐·동공축소·무한증(발한 감소)이며 교감신경 경로 손상이다.
  • 망막의 상은 시야와 뒤집히므로 아래쪽 시야결손은 망막 위쪽 손상을 뜻한다.
  • 음파 증폭의 핵심은 이소골이고 압력이 약 20배 이상 커지며, 등자뼈는 타원창을 통해 외림프로 진동을 전한다.
  • 전음성 난청은 외이·중이의 전달 장애, 감각신경성 난청은 유모세포나 청신경 손상이다.
  • 반고리관은 회전 각가속도를, 이석기관은 중력과 선형 가속도를 감지한다.
  • 이석증은 반고리관 내 이석, 메니에르병은 내림프수종이 기전이며 후자는 현훈·난청·이명의 3대 증상을 보인다.
  • 후각 수용체는 상비갑개와 비중격 상부의 후각상피에 있고 외상성 후각 소실은 전두개저 손상을 시사하며, 미각은 혀 앞 3분의 2를 얼굴신경, 뒤 3분의 1을 혀인두신경이 맡는다.
  • 중추성 안면마비는 이마 주름이 유지되고, 말초성 벨마비는 이마를 포함한 같은 쪽 얼굴 전체가 마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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