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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7. 내분비계

기초의학 · 인체의 기관계

part7. 내분비계

내분비계는 혈액을 통해 신호를 보내는 느린 조절 체계이지만, 그 균형이 깨지면 의식 저하와 쇼크처럼 즉각적인 위기로 나타난다. 현장에서 만나는 저혈당 혼수, 당뇨병성 케톤산증, 부신 위기, 갈색세포종의 발작성 고혈압은 모두 호르몬 한두 가지의 과잉이나 결핍으로 설명된다. 호르몬이 어떤 자극으로 분비되고 어떤 되먹임으로 멈추는지를 먼저 세워 두면 개별 질환은 그 변주로 정리된다.

1. 호르몬 작용의 기본

조절축과 음성 되먹임

시상하부-뇌하수체-표적샘 축은 음성 되먹임으로 유지된다. 시상하부의 부신피질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CRH)이 뇌하수체 전엽의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을, ACTH가 부신겉질의 코르티솔 분비를 자극하며, 혈중 코르티솔이 오르면 CRH와 ACTH가 함께 억제된다. 갑상샘 축도 같아서 T3와 T4가 늘면 갑상샘자극호르몬(TSH)이 줄고,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가 늘면 성장호르몬방출호르몬(GHRH)이 억제되며, 성호르몬이 줄면 난포자극호르몬(FSH)과 황체형성호르몬(LH)은 오히려 증가한다. 되먹임 방향을 뒤집으면 그대로 오답이 된다. 코르티솔이 낮은데 ACTH가 높다면 되먹임이 정상인 상태에서 부신겉질 자체가 망가진 원발성 부신기능저하증이고, 뇌하수체나 시상하부가 원인이라면 ACTH가 낮거나 정상에 머문다.

수용체 위치와 작용 방식

펩타이드 호르몬과 카테콜아민은 지용성이 아니어서 세포막을 통과하지 못한다. 인슐린, 글루카곤, 에피네프린은 세포막 수용체에 결합해 2차 전달자를 통해 빠르게 작용한다. 반면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코르티솔·알도스테론·성호르몬과 갑상샘호르몬은 지용성이라 막을 통과해 세포 내 수용체와 결합하고 유전자 발현을 바꾸므로 작용이 느리고 오래간다. 분비를 켜는 자극도 짝지어 둔다. 부갑상샘호르몬(PTH)은 혈중 칼슘 저하, 항이뇨호르몬(ADH)은 혈장 삼투압 상승, 글루카곤은 혈당 저하, 인슐린은 혈당 상승이 자극이다. 알도스테론은 저나트륨혈증·고칼륨혈증·안지오텐신 II가 자극이며, 나트륨이 오르면 오히려 억제된다.

뇌하수체 종양과 부적절 분비

프로락틴 분비 선종(프로락티노마)은 프로락틴을 과다 분비해 도파민 경로를 거쳐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GnRH)을 억제하고, 그 결과 LH와 FSH가 줄어 여성에게는 월경이 끊기고 배란이 멈추며, 남성에게는 성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종양이 커지면 종괴 효과로 시야 장애와 두통이 오고 주변 정상 조직을 눌러 TSH와 ACTH까지 감소한다. 항이뇨호르몬 부적절 분비 증후군(SIADH)에서는 ADH가 부적절하게 나와 집합관에서 수분을 붙잡아 희석성 저나트륨혈증을 만든다. 혈장 삼투압은 낮은데 소변 삼투압이 부적절하게 높고 소변 나트륨 배설이 유지되며, 부종도 탈수도 없이 의식이 흐려질 수 있다.

2. 혈당 조절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유일한 동화 호르몬이다. 근육과 지방세포에서는 인슐린 수용체 신호가 포도당 수송체(GLUT4)를 세포질 소포에서 세포막으로 이동시켜 촉진확산으로 포도당이 들어오게 한다. 유전자에 직접 결합하거나 세포 밖 포도당을 분해하는 방식이 아니다. 간에서는 글리코겐 합성을 늘리고 분해와 포도당신생합성을 억제하며, 케톤체 생성도 억제한다. 지방세포에서는 지방분해를 막아 혈중 유리지방산을 낮추고 지방산 합성을 촉진하며, 간과 근육에서 단백질 합성을 늘린다.

글루카곤은 이자 알파세포에서 나오는 길항 호르몬으로, 간의 글리코겐 분해와 포도당신생합성을 자극해 혈당을 올린다. 식후에는 인슐린이 우세해 흡수한 포도당을 글리코겐과 중성지방으로 저장하고, 공복이 이어지면 글루카곤이 우세해 저장분을 꺼내 쓰다가 아미노산과 글리세롤로 포도당을 새로 만든다. 코르티솔과 성장호르몬은 말초조직의 포도당 이용을 줄이는 쪽으로 거든다.

3. 저혈당

저혈당은 강한 스트레스 자극이어서 길항호르몬이 총동원된다. 가장 먼저 이자 알파세포의 글루카곤이 늘어 간 글리코겐을 분해하고, 이어 에피네프린·코르티솔·성장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 인슐린 분비는 감소하므로, 저혈당에서 인슐린이 늘어난다거나 에피네프린·코르티솔이 줄어든다는 서술은 방향이 반대이다.

증상은 두 갈래이다. 교감신경 증상은 손떨림, 식은땀, 두근거림, 창백, 불안으로 카테콜아민 반응의 결과이며 비교적 이르다. 신경당결핍 증상은 뇌에 포도당이 모자라 생기는 혼동, 이상행동, 경련, 의식 저하, 실신으로 더 늦고 위중하다. 뇌는 포도당 의존도가 높아 짧은 저혈당에도 손상될 수 있으므로 의식이 나쁜 환자에게 혈당 측정은 필수 항목이다. 반복되는 저혈당의 배경도 살펴야 한다. 설포닐우레아 같은 경구 혈당강하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데, 신기능이 떨어지면 콩팥에서 인슐린 분해가 줄어 반감기가 길어지고 작용이 연장되어 식사량이 일정해도 저혈당이 반복된다.

4. 당뇨병성 케톤산증(DKA)

DKA는 인슐린의 절대적 또는 상대적 부족에서 출발한다.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지 못해 말초조직의 이용이 줄고, 간에서는 글리코겐 분해와 포도당신생합성이 늘어 심한 고혈당이 된다. 동시에 지방분해가 풀려 유리지방산이 간으로 몰리고 지방산 산화가 항진되면서 베타-하이드록시부티르산과 아세토아세트산 등 케톤체가 쌓인다. 케톤체는 산이므로 음이온차가 커지는 대사성 산증이 생기고, 이를 보상하려 호흡중추가 자극되어 깊고 빠른 쿠스마울호흡으로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고혈당은 신세뇨관 재흡수 한계를 넘겨 삼투성 이뇨를 일으켜 다뇨·탈수·전해질 소실로 이어진다. 감염이나 인슐린 중단이 흔한 유발 인자이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의 성립

STEP 01 · 인슐린 부족

절대적 또는 상대적으로 모자란다

STEP 02 · 포도당 이용 실패

세포가 포도당을 쓰지 못하고 간에서는 포도당신생합성이 늘어 고혈당이 된다

STEP 03 · 지방분해 항진

에너지원을 지방에서 찾으면서 유리지방산이 간으로 몰린다

STEP 04 · 케톤체 축적

지방산 산화로 생긴 케톤체가 쌓여 음이온차 증가 대사성 산증이 된다

STEP 05 · 쿠스마울호흡

산증을 보상하려 깊고 빠른 호흡으로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STEP 06 · 삼투성 이뇨

고혈당이 재흡수 한계를 넘겨 다뇨와 탈수, 전해질 소실이 이어진다

고혈당과 산증이 각각 다른 경로에서 만들어져 겹친다

케톤산증과 고삼투압 고혈당 상태

구분 당뇨병성 케톤산증 — 주로 제1형 고삼투압 고혈당 상태 — 주로 제2형
인슐린절대적으로 부족하다상대적으로 부족하나 남아 있다
케톤·산증케톤 양성, 음이온차 증가 대사성 산증케톤은 미미하고 산증은 없거나 경미하다
혈당대개 300~600mg/dL대600mg/dL 이상으로 더 높다
탈수·삼투압상승하고 탈수를 동반한다현저히 상승하고 탈수가 심하다
호흡쿠스마울호흡과 아세톤 냄새특징적인 과호흡이 없다
경과수시간에서 수일로 급격하다수일에서 수주로 완만하다

잔여 인슐린이 있는지가 케톤 생성 여부를 가른다

5. 갑상샘 호르몬

T3와 T4는 미토콘드리아의 산화적 인산화를 부분적으로 분리해 에너지를 열로 흘려보낸다. 그 결과 기초대사율, 산소 소비량, 열 생산이 늘고 심박수와 심근 수축력도 증가한다. 혈당을 급격히 낮추거나 혈중 칼슘을 조절하는 일은 갑상샘호르몬의 기능이 아니다.

기능항진증은 TSH가 낮고 유리 T4가 높으며, 미만성 갑상샘 비대와 안구돌출이 있으면 그레이브스병을 시사한다. 체중 감소, 더위 불내성, 손떨림, 빈맥, 불면, 설사 경향이 나타난다. 기능저하증은 원발성이면 TSH가 높고 유리 T4가 낮으며, 기초대사율 감소로 체중 증가, 추위 민감성, 서맥, 체온 저하, 변비, 무기력이 생긴다. 특징적 소견은 피부와 조직에 점액다당류가 쌓여 생기는 점액수종으로, 얼굴과 손발이 붓지만 눌러도 자국이 남지 않는 비함요 부종이라는 점에서 심부전이나 저알부민혈증의 부종과 구별된다.

6. 부갑상샘호르몬(PTH)과 칼슘 항상성

PTH는 혈중 칼슘이 떨어질 때 분비되어 세 경로로 칼슘을 올린다. 뼈에서는 파골세포를 활성화해 칼슘을 유리시키고, 콩팥에서는 칼슘 재흡수를 늘리며 인 배설을 촉진한다. 또한 콩팥에서 비타민 D를 활성형인 1,25-다이하이드록시비타민 D로 바꾸는 단계를 촉진해 작은창자의 칼슘 흡수를 간접적으로 높인다. 표적 기관은 뼈·콩팥·작은창자이며 간은 직접 표적이 아니다.

혼동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PTH는 조골세포를 자극해 뼈를 만드는 호르몬이 아니고, 활성형 비타민 D 생성을 억제하지도 않는다. 칼시토닌은 갑상샘 C세포(여포곁세포)에서 분비되어 반대로 혈중 칼슘을 낮추므로, PTH가 칼시토닌을 촉진해 칼슘을 올린다는 설명은 성립하지 않는다. 저칼슘혈증에 인 농도 상승과 근육 경련이 동반될 때 정상 보상은 PTH 증가이며, 알도스테론이나 갑상샘호르몬의 역할이 아니다.

7. 부신 호르몬

부신겉질

코르티솔은 당질코르티코이드로서 스트레스 상황에서 간의 포도당신생합성을 늘려 혈당을 올리고 염증·면역 반응을 억제한다. 만성적으로 과다하면 쿠싱 증후군이 되어 인슐린 저항성과 고혈당, 스테로이드 유발 당뇨병이 생기고, 단백질 분해 증가로 근육이 위축되며 중심성 비만, 골밀도 감소, 감염 취약이 뒤따른다. 면역이 항진되거나 골밀도가 오른다는 서술은 방향이 반대이다. 코르티솔은 혈관을 직접 수축시키지 않고 카테콜아민에 대한 혈관 반응성을 허용적으로 높인다.

알도스테론은 광물코르티코이드로 콩팥 원위세뇨관과 집합관에서 나트륨과 수분 재흡수를 늘리고 칼륨과 수소 이온 배설을 촉진한다.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가 켜지면 안지오텐신 II가 강력히 혈관을 수축시키고 알도스테론이 나트륨을 붙잡아 혈압과 혈량이 오른다. 과다하면 원발성 알도스테론증(콘 증후군)으로 고혈압·저칼륨혈증·대사성 알칼리증과 근력 약화가 나타나고, 결핍되면 애디슨병에서 보듯 나트륨 재흡수와 칼륨 배설이 줄어 저나트륨혈증과 고칼륨혈증이 생긴다. 애디슨병에서는 코르티솔이 낮고 ACTH가 보상적으로 올라 피부와 점막에 과색소침착이 동반된다.

부신속질

부신속질의 크롬친화세포는 교감신경 자극에 반응해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한다. 에피네프린은 알파-1 수용체로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고 베타-1 수용체로 심박수와 수축력을 높이며, 베타-2 수용체로 골격근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 세포에서 생긴 종양이 갈색세포종으로, 카테콜아민이 발작적으로 쏟아져 심한 고혈압, 빈맥, 심계항진, 두통, 발한을 일으키며 대사산물인 메타네프린 상승으로 확인된다.


현장 연결

  • 의식 저하 환자에게 혈당 측정은 기본이다. 손떨림과 식은땀 단계를 지나 혼동과 경련이 나타났다면 신경당결핍 단계이므로 당 공급이 먼저이다.
  • 경구 혈당강하제를 쓰는 고령 환자의 저혈당은 회복 후에도 재발한다. 콩팥 기능 저하로 인슐린 작용이 연장된 상태라면 당을 준 뒤에도 관찰과 이송이 필요하다.
  • 깊고 빠른 호흡을 과호흡 증후군으로 오인하지 않는다. 당뇨병 병력에 구토·복통·탈수가 겹친 쿠스마울호흡은 산증을 보상하려는 반응이므로 억제 대상이 아니다.
  • 삼투성 이뇨에 의한 탈수는 케톤산증과 고삼투압 고혈당 상태 모두에서 순환 문제를 만든다. 혈당 수치보다 관류 상태와 의식 수준이 중증도를 잘 반영한다.
  • 발작적 고혈압에 두통·발한·빈맥이 겹치면 갈색세포종을, 저혈압에 과색소침착과 고칼륨혈증이 있으면 부신기능저하를 떠올린다. 통상적 처치만으로는 호전되지 않는다.

핵심 정리

  • 시상하부-뇌하수체-표적샘 축은 음성 되먹임으로 조절되며, 코르티솔 상승은 CRH와 ACTH를 함께 억제한다.
  • 코르티솔이 낮고 ACTH가 높으면 원발성 부신겉질 병변, ACTH가 낮거나 정상이면 뇌하수체 병변이다.
  • 인슐린·글루카곤·에피네프린은 세포막 수용체를, 스테로이드와 갑상샘호르몬은 세포 내 수용체를 쓴다.
  • 알도스테론은 저나트륨·고칼륨·안지오텐신 II로 분비가 자극되며 나트륨 상승은 억제 요인이다.
  • 인슐린은 GLUT4를 세포막으로 이동시켜 포도당 흡수를 늘리고, 간의 포도당신생합성과 케톤체 생성은 억제한다.
  • 저혈당의 일차 반응은 글루카곤 증가이고 에피네프린·코르티솔·성장호르몬도 늘며 인슐린만 감소하고, 증상은 교감신경 증상이 먼저 신경당결핍 증상이 나중에 나타난다.
  • DKA의 핵심은 인슐린 부족에 따른 지방분해와 케톤체 생성이며 음이온차 증가 대사성 산증과 쿠스마울호흡이 뒤따른다.
  • 고삼투압 고혈당 상태는 잔여 인슐린이 있어 케톤과 산증이 미미하나 혈당·삼투압·탈수는 더 심하다.
  • 갑상샘호르몬은 산화적 인산화를 분리해 기초대사율과 열 생산을 올리며, 부족하면 점액수종에 의한 비함요 부종이 생긴다.
  • PTH는 파골세포 활성화, 콩팥 칼슘 재흡수, 활성형 비타민 D 생성을 통해 혈중 칼슘을 올리고 칼시토닌은 반대로 낮춘다.
  • 코르티솔 과다는 인슐린 저항성과 고혈당·골밀도 감소를, 알도스테론 과다는 고혈압·저칼륨혈증·대사성 알칼리증을 만든다.
  • 갈색세포종은 부신속질 카테콜아민 과다로 발작성 고혈압과 빈맥을 일으키며 메타네프린 증가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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