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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6. 신경계

기초의학 · 인체의 기관계

part6. 신경계

신경계는 응급구조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장기를 가장 많이 다루는 영역이다. 두개골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활력징후와 의식 수준, 동공과 사지의 움직임이라는 간접 신호로만 드러나므로, 그 신호가 만들어지는 경로를 알아야 병변의 위치와 진행 속도를 읽어 낼 수 있다. 편마비의 방향 하나로 좌우 반구를 가려내고, 맥박과 혈압의 조합으로 뇌줄기의 위기를 감지하는 판단은 모두 해부와 생리에서 나온다. 이 파트은 활동전위에서 출발해 자율신경, 전도로, 중추 구조, 두개내압 상승, 뇌졸중까지 현장 평가에 직접 쓰이는 신경계 지식을 정리한다.

1. 활동전위와 신호 전달

탈분극과 재분극

안정 상태의 신경세포는 나트륨-칼륨 펌프(Na⁺-K⁺ ATPase)가 만든 이온 기울기로 세포 안이 음전위를 유지한다. 자극이 역치에 이르면 전압 개폐성 나트륨 통로(voltage-gated Na⁺ channel)가 열리고, 나트륨 이온이 농도 기울기를 따라 세포 안으로 급격히 유입되어 막전위가 양의 값으로 치솟는 탈분극이 일어난다. 상승기를 만드는 이동은 오직 나트륨의 세포 내 유입이다. 칼륨이 안으로 들어오거나 칼슘이 밖으로 나가는 이동을 탈분극의 원인으로 잘못 고르기 쉽다. 이어 나트륨 통로가 불활성화되고 칼륨 통로가 열려 칼륨 이온이 세포 밖으로 빠져나가면 막전위가 원래대로 내려가는 재분극이 일어난다.

불응기와 시냅스 전달

나트륨 통로가 불활성화되어 아무리 강한 자극에도 새 활동전위가 생기지 않는 구간이 절대 불응기, 부분 회복되어 더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구간이 상대 불응기다. 불응기 덕분에 흥분은 되돌아가지 않고 한 방향으로만 전파된다. 축삭 말단에 도달한 활동전위는 신경전달물질을 내보낸다. 세로토닌은 기분·수면·식욕에, 도파민은 운동 조절과 보상 회로에 관여하며, 골격근 수축을 매개하는 물질은 아세틸콜린(ACh)이다. 노르에피네프린(NE)은 교감신경 절후섬유가 분비하며, 글리신과 감마아미노뷰티르산(GABA)은 억제성이다. 대뇌겉질 신경세포 집단의 비정상적 동시 발화는 발작이 되어 경련이나 의식 소실로 나타난다.

2. 자율신경계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모두 신경절 이전 섬유에서 아세틸콜린을 분비한다. 신경절 이후 섬유에서는 부교감신경이 아세틸콜린을, 교감신경이 주로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하며 땀샘 등 일부만 예외적으로 아세틸콜린을 쓴다. 두 계통이 표적에 같은 물질을 쓴다거나 부교감 절후섬유가 노르에피네프린을 낸다는 서술은 틀렸다.

거미막밑출혈처럼 시상하부와 뇌줄기의 자율신경중추가 자극되면 교감신경이 과활성되어 심박수 증가, 혈압 상승, 동공 확대, 발한이 함께 온다. 반대로 척수손상으로 교감신경 출력이 끊기면 말초혈관이 확장되어 혈액이 저류하고 심장으로 가는 자극까지 끊겨 신경성 쇼크가 된다. 저혈압에 빈맥이 아니라 서맥이 동반된다는 점이 다른 쇼크와의 결정적 차이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구분 교감신경 — 싸움 또는 도피 부교감신경 — 휴식과 소화
심장심박수와 수축력 증가심박수 감소
기관지확장수축
동공산대(커짐)축동(작아짐)
소화관운동과 분비 억제운동과 분비 촉진
혈관피부·내장 혈관 수축대부분 직접 지배가 적다
주요 전달물질노르에피네프린(절후)아세틸콜린

같은 장기에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3. 전도로와 감각 분포

상행·하행 전도로

수의운동을 맡은 겉질척수로(피질척수로)는 숨뇌의 피라미드에서 대부분 교차하여(피라미드교차) 반대쪽 신체를 지배한다. 적색척수로가 중간뇌에서 교차한다거나 겉질척수로가 척수에서 교차해 같은 쪽을 지배한다는 서술과 혼동하기 쉽다. 감각은 통증·온도를 나르는 척수시상로와 진동·위치 감각을 나르는 척수 뒤기둥의 후색로로 갈린다.

척수증후군과 해리성 감각 소실

두 상행로가 척수 안 다른 자리를 지나므로 손상 부위에 따라 감각이 갈라져 사라지는 해리성 감각 소실이 생긴다.

증후군 특징
앞척수증후군앞쪽 2/3 손상, 통증·온도 소실, 진동·위치 감각 보존
뒤기둥증후군진동·위치만 소실
중심척수증후군상지의 운동·감각 소실이 하지보다 심함
브라운세카르증후군동측 운동·위치, 반대측 통증·온도 소실
척수원뿔증후군방광·직장과 안장 부위의 장애

피부분절과 말초신경

신경뿌리마다 지배하는 피부분절(dermatome)과 근육이 정해져 있다. 가로막은 경추 3~5번(C3~5, 주로 C4)이 지배하므로 사지마비에도 복식호흡이 남으면 손상 높이는 경추 5번 위쪽이며, 흉추 손상은 하지마비를 만든다. 엄지발가락까지의 저림과 앞정강근 약화에 따른 발등굽힘 저하는 요추 4~5번 추간판 탈출로 눌린 L5 신경뿌리를, 정강신경이 지배하는 장딴지근의 발바닥굽힘 약화와 아킬레스건반사 소실은 S1 병증을 가리킨다. 추간판탈출증은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신경뿌리를 누르면서 염증 매개 물질까지 내어 방사통을 만들고, 곧은다리들기 검사로 재현된다. 엉덩이에서 허벅지 뒤와 종아리를 거쳐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방사통은 요추·천추 신경뿌리가 모여 이룬 좌골신경의 주행과 해당 피부분절을 그대로 따라간다. 엄지·검지·중지와 약지 요측 절반의 저림은 손목굴의 정중신경 압박, 어깨 탈구 후 외전 제한과 겨드랑 감각 저하는 겨드랑신경 손상이다.

4. 중추 구조

대뇌와 사이뇌

이마엽(전두엽)은 인격·판단력·사회적 행동과 운동을 맡아 손상 시 성격 변화와 판단력 저하가 온다. 시야 결손은 뒤통수엽, 청각 장애는 관자엽의 문제다. 시상은 감각을 중계·여과해 겉질로 보내고, 시상하부는 체온을 설정값에 맞추는 조절 중추이면서 식욕과 갈증, 수면 각성 주기, 자율신경과 내분비를 통제하는 항상성의 사령탑이다. 기저핵에서 흑색질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소실되면 직접 경로가 억제되고 간접 경로가 과활성되어 안정 시 떨림·경직·운동완서의 파킨슨병이 오며, 줄무늬체 GABA 세포나 창백핵·시상밑핵의 이상과 구분한다. 해마·유두체·시상앞핵의 변연계는 기억을 맡아 역행성 기억상실의 자리가 된다.

소뇌와 뇌줄기

소뇌는 미세 운동 조정과 균형을 맡아 병변 시 운동실조가 주 증상이다. 어지럼증에 수직 안진과 팔다리 운동실조가 겹치면 소뇌나 뇌줄기의 중추성 어지럼증이다. 뇌줄기는 중간뇌·다리뇌·숨뇌로 나뉘며 호흡의 기본 리듬은 숨뇌가 만들고 깊이와 빈도는 다리뇌가 조절한다. 이를 관통하는 망상활성계는 각성 유지의 핵심이라 눌리면 의식이 떨어진다.

뇌신경과 반사

후각신경(제1)·시각신경(제2)·속귀신경(제8)은 순수 감각신경, 동안·활차·부신경·설하신경은 운동신경, 삼차·얼굴·설인·미주신경은 혼합신경이다. 동공빛반사는 시각신경으로 들어온 빛이 중간뇌의 에딩거-베스트팔핵과 동안신경(눈돌림신경, 제3뇌신경) 부교감섬유를 거쳐 동공조임근을 수축시키는 경로여서, 소실은 중간뇌 손상을 뜻한다. 이 신경은 눈꺼풀올림근도 지배해 후교통동맥 동맥류에 눌리면 눈꺼풀처짐과 동공 확대가 오고, 도르래신경 마비는 수직 복시만 일으킨다. 벨마비는 얼굴신경(제7뇌신경)이 얼굴신경관에서 부종·염증으로 눌린 말초성 안면마비이며, 삼차신경절 바이러스 재활성화에 의한 람세이헌트증후군과 다르다. 심정지 소생 후에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환자에서는 동공빛반사와 각막반사, 구역반사 같은 뇌간반사가 남아 있는지로 뇌줄기 기능을 확인한다. 각 반사가 서로 다른 높이의 핵을 거치므로, 어떤 반사가 사라졌는지가 손상 부위와 깊이를 알려 준다.

5. 두개내압 상승

먼로-켈리 가설(Monro-Kellie doctrine)에 따르면 단단한 두개강의 용적은 고정되어 있어 그 안의 뇌실질·혈액·뇌척수액의 합이 일정하다. 혈종이나 부종으로 한 성분이 늘면 다른 성분이 줄어야 압력이 유지된다. 초기 보상은 뇌척수액이 지주막융모를 통해 정맥동으로 더 흡수되고 정맥혈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방식이며, 뇌척수액 생성 증가나 뇌혈관 확장은 보상이 아니라 압력을 올리는 방향이다. 보상 여력이 바닥나면 압력이 치솟고 뇌관류압이 떨어진다. 징후에는 순서가 있어 가장 이른 신호는 의식 수준의 저하이며 두통과 구토가 따른다. 뇌줄기 허혈이 시작되면 교감신경이 강하게 활성화되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오르며, 압수용체 반사로 미주신경이 작동해 맥박은 오히려 느려진다. 고혈압·서맥·불규칙한 호흡이라는 쿠싱반사(Cushing reflex)의 세 징후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후기 소견이다. 동공의 고정과 확대는 탈출이 임박한 말기 징후다. 갈고리이랑 탈출에서는 눌린 쪽 동안신경이 마비되어 같은 쪽 동공이 커지고 반대쪽 편마비가 생기며, 소뇌편도가 대후두공으로 밀리면 숨뇌가 눌려 호흡과 순환이 멈춘다. 압력을 빠르게 올리는 대표적 병변은 경막외혈종으로, 측두골 골절과 함께 중간뇌막동맥이 찢어지는 동맥성 출혈이라 혈종이 급속히 커지고 의식 소실 후 잠시 명료해졌다 다시 악화되는 명료기를 보일 수 있다.

두개내압 상승의 진행

STEP 01 · 두개내 부피 증가

출혈, 부종, 종괴가 자리를 차지한다

STEP 02 · 보상

뇌척수액과 정맥혈이 빠져나가 압력을 버틴다. 이 동안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STEP 03 · 보상 한계 초과

먼로-켈리 관계가 깨지고 압력이 급격히 오른다

STEP 04 · 뇌관류압 저하

평균동맥압에서 두개내압을 뺀 값이 줄어 뇌허혈이 시작된다

STEP 05 · 쿠싱반사

혈압 상승, 서맥, 불규칙한 호흡이 함께 나타난다. 임박한 위기의 신호다

STEP 06 · 탈출

뇌조직이 밀려나며 동안신경이 눌려 동공이 커지고 반사가 사라진다

닫힌 공간에서 부피가 늘면 결국 뇌조직이 밀려난다

6. 뇌졸중

뇌경색으로 죽은 조직이 액화괴사에 빠지는 과정은 세포 및 조직 part2에서 형태 변화의 관점으로 다루었고, 여기서는 같은 사건을 잃어버린 기능의 관점에서 본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국소 신경학적 결손이 24시간 안에 완전히 회복되면 일과성 허혈발작(TIA)이며, 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가 재관류되는 병태생리를 가진다. 영구 폐쇄나 출혈은 지속되는 결손을 남긴다. 속섬유막의 열공경색은 겉질척수로와 겉질숨뇌로가 좁게 모여 지나는 자리를 때리므로, 감각 소실이나 시야 결손 없이 얼굴과 팔다리의 순수 운동 마비만 남기는 순수운동반신마비를 만든다. 편마비의 방향은 병변 위치를 가리키는 단서다. 대뇌반구는 반대쪽 신체를 지배하므로 왼쪽 팔다리 위약과 왼쪽 얼굴 감각 저하는 오른쪽 반구 병변을 뜻하고, 팔을 들 때 왼팔이 서서히 내려가는 소견에는 구음장애가 흔히 동반된다. 실어증은 언어 중추가 있는 좌측 우성반구 손상에서 나타난다. 뇌줄기 병변은 같은 쪽 얼굴과 반대쪽 신체에 증상을 만드는데, 왼쪽 중간뇌가 손상되어 왼쪽 눈꺼풀처짐과 동공 확대에 오른쪽 편마비가 겹치는 베버증후군이 그 예다. 소뇌 병변은 마비 대신 운동실조로 나타난다. 뇌출혈은 혈종이 두개내압을 올려 망상활성계를 눌러 의식을 떨어뜨리고, 거미막밑출혈은 극심한 두통과 목 경직, 교감신경 과활성을 동반한다.


현장 연결

활력징후로 읽는 두개내압. 두통 환자의 혈압이 오르면서 맥박이 느려지고 호흡이 불규칙해지면 이미 뇌줄기가 위협받는 단계다. 쿠싱반사를 기다리지 말고 그보다 먼저 오는 의식 수준의 미세한 저하를 반복 평가로 잡아내야 이송 판단이 빨라진다.

저혈압에 서맥이면 신경성 쇼크. 외상 환자의 저혈압은 대개 출혈을 뜻하고 빈맥이 동반된다. 그러나 교감신경이 차단되면 혈관이 확장된 채 맥박까지 느려지므로, 이 조합에서는 척수손상과 척추 고정의 필요성을 떠올려야 한다.

호흡 양상으로 추정하는 손상 높이. 가로막신경이 C3~5에서 나오므로 복식호흡이 남았다는 것은 그 위 분절이 살아 있다는 뜻이다. 사지마비에 복식호흡이면 하위 경추 손상을 가정하고, 호흡 피로에 대비해 환기 보조를 준비한다.

편마비 방향과 발병 시각. 얼굴 처짐, 팔 처짐, 어눌한 말은 반대쪽 대뇌반구 손상을 가리킨다. 좌우 어느 쪽인지, 실어증이 있는지, 증상이 시작된 정확한 시각을 기록해 전달하면 재관류 치료 결정에 그대로 쓰인다.

중추성 어지럼증 놓치지 않기. 수평 안진에 피로 현상이 있고 이명·청력 저하가 동반되거나 머리 위치 변화로 악화되면 말초성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수직 안진과 운동실조, 보행 불능이 보이면 소뇌·뇌줄기 뇌졸중일 수 있어 시간을 다투는 이송 대상이다.


핵심 정리

  • 활동전위는 전압 개폐성 나트륨 통로를 통한 나트륨 유입으로 탈분극하고 칼륨 유출로 재분극하며, 불응기가 흥분의 역행을 막는다.
  • 자율신경 절전섬유는 모두 아세틸콜린을, 교감 절후섬유는 주로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한다.
  • 교감신경 활성은 심박수 증가, 동공 확대, 기관지 확장, 소화 억제, 방광 이완으로 나타난다.
  • 신경성 쇼크는 교감신경 차단으로 혈관이 확장되고 서맥과 저혈압이 함께 나타나는 상태다.
  • 겉질척수로는 숨뇌 피라미드에서 교차하므로 편마비는 반대쪽 대뇌 병변을 뜻한다.
  • 통증·온도는 척수시상로가, 진동·위치는 뒤기둥이 전달해 해리성 감각 소실이 생긴다.
  • 가로막은 C3~5, 엄지발가락 발등굽힘은 L5, 발바닥굽힘과 아킬레스건반사는 S1이 담당한다.
  • 시상은 감각을 중계하고, 시상하부는 체온·식욕·수면 주기 등 항상성을 조절한다.
  • 흑색질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이 안정 시 떨림·경직·운동완서를 일으킨다.
  • 동공빛반사 소실은 중간뇌의 에딩거-베스트팔핵과 동안신경 경로의 손상을 뜻한다.
  • 먼로-켈리 가설상 초기 보상은 뇌척수액 흡수 증가와 정맥혈 유출이며, 징후는 의식 저하에서 쿠싱반사, 동공 고정·확대 순으로 진행한다.
  • 일과성 허혈발작은 24시간 이내에 완전히 회복되며, 속섬유막 열공경색은 순수 운동 마비만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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