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내용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순환계는 심장이라는 펌프, 혈관이라는 관로, 혈액이라는 내용물이 하나의 압력 체계를 이루는 구조이다. 현장에서 마주치는 저혈압, 빈맥, 부종, 실신은 대부분 이 세 요소 중 어디가 무너졌는지의 문제로 환원된다. 심박출량과 정맥환류라는 두 축을 먼저 세워 두면 뒤에 이어지는 쇼크, 외상, 전문소생술의 판단이 모두 같은 논리로 풀린다. 이 파트는 그 기준틀을 만드는 파트이다.
흥분은 굴심방결절(동방결절, SA node)에서 시작해 심방근을 지나 방실결절(AV node)에 모이고, 히스속(His bundle)과 좌·우 각을 거쳐 푸르키녜섬유로 퍼진다. 방실결절은 심방과 심실을 잇는 유일한 전기 통로이며, 전도속도가 약 0.05m/s로 심방 작업근·심실 작업근·히스-푸르키녜 계통 중 가장 느리다. 이 지연은 심방 수축이 끝난 뒤 심실이 수축하도록 시간을 벌어 충만을 완성시키는 장치이며, 신호 증폭이나 심실 수축 개시는 방실결절의 기능이 아니다. 이 통로가 끊기면(3도 방실차단) 심방과 심실이 독립된 리듬을 보이고 심실은 분당 40회 안팎의 탈출리듬에 의존하는데, 저혈압과 실신의 직접 원인은 전도 지연이 아니라 심실 박동수 감소이다.
0기는 나트륨(Na⁺)의 급속 유입이고, 2기 고원기(plateau)는 L형 칼슘통로를 통한 칼슘(Ca²⁺)의 느린 유입과 전압개폐성 칼륨통로를 통한 칼륨(K⁺) 유출이 균형을 이루는 시기이며, 3기 재분극은 칼륨 유출이 우세해지면서 완성된다. 골격근과 달리 고원기가 있어 칼륨 유출이 늦춰지고 불응기가 길어지므로, 자극이 겹쳐도 강축이 생기지 않고 규칙적인 박동이 유지된다. QRS군은 심실 탈분극이므로 기계적 수축보다 먼저 나타나며, P파는 심방 탈분극일 뿐 판막 개방이나 심실 수축을 뜻하지 않는다.
등용적 수축기에는 승모판과 대동맥판이 모두 닫혀 용적 변화 없이 심실압만 급상승한다. 좌심실압이 대동맥압을 넘으면 대동맥판이 열리고, 이완으로 대동맥압보다 낮아지면 닫히며 등용적 이완기가 시작된다. 좌심실압이 좌심방압보다 낮아지는 시점은 그 뒤 승모판이 열리는 순간이다. 대동맥압은 박출기 직전에 가장 낮고 박출기 직후에 가장 높다.
심박출량(CO)은 1회박출량(SV)에 심박수(HR)를 곱한 값이다. 1회박출량 70mL에 심박수 80회/분이면 5.6L/분이고, 심박출량 5L/분에 심박수 80회/분이면 1회박출량은 약 63mL이다. 1회박출량은 전부하, 후부하, 수축력이 정한다. 전부하는 정맥환류가 만든 이완기말 용적(EDV)이며, 늘어난 심근섬유가 더 강하게 수축하는 프랭크-스탈링 기전으로 1회박출량을 키운다. 심부전 초기 보상이 이 원리이다. 후부하는 박출 시 극복할 저항으로 좌심실에서는 대동맥압이 가장 잘 반영하며, 중심정맥압(CVP)과 폐동맥쐐기압(PAWP)은 후부하가 아닌 전부하 지표이므로 혼동하기 쉽다.
| 인자 | 의미 | 대표 지표 | 변화하는 상황 |
|---|---|---|---|
| 전부하 | 이완기말 심실 충만 | 이완기말 용적, 중심정맥압, 폐동맥쐐기압 | 대량 출혈·탈수로 감소 |
| 후부하 | 박출 시 극복할 저항 | 대동맥압, 전신혈관저항 | 고혈압성 위기·대동맥판 협착으로 증가 |
| 수축력 | 부하와 무관한 심근 자체의 힘 | 박출률 | 심근허혈·산증으로 저하 |
| 심박수 | 분당 박동 수 | 심전도 | 3도 방실차단으로 감소 |
수축력은 교감신경이 베타-1 수용체를 자극해 칼슘 유입을 늘리면 증가하고, 이때 동방결절 자동능도 함께 올라 심박수가 늘어난다. 반대로 심근경색은 수축력을 떨어뜨려 1회박출량을 줄이며, 좌심실에 잔류한 혈액이 이완기말압을 올려 좌심방과 폐정맥을 거쳐 폐모세혈관쐐기압을 상승시킨다. 심근은 안정 시에도 산소 추출률이 높고 관상동맥은 기능적 종말동맥이어서 요구가 늘면 혈류 증가로만 대응한다. 안정 시 심박출량의 약 5%가 관상동맥으로 흐르며 좌심실은 주로 이완기에 관류된다. 허혈이 오면 혐기성 대사로 ATP가 고갈되고 젖산이 쌓여 세포 내 산증이 생기며 수축력은 더 떨어진다.
공급의 반대편에는 심근 산소소비량이 있고, 이는 심박수와 심근수축력, 그리고 심실이 받는 벽장력이 정한다. 벽장력은 심실 내압과 반경에 비례하고 벽두께에 반비례하므로 후부하가 커지거나 이완기말 용적이 늘어 심실이 팽창하면 요구가 함께 증가한다. 빈맥은 요구를 키우는 동시에 관류가 일어나는 이완기를 줄여 허혈을 양쪽에서 악화시킨다.
정맥환류는 평균전신충만압과 우심방압의 차이가 구동한다. 순환혈액량과 정맥 긴장도가 평균전신충만압을 정하므로 급성 출혈은 이 압력을 낮춰 정맥환류와 전부하를 함께 떨어뜨린다. 전부하를 급격히 줄이는 대표 상황이 대량 실혈이며, 고혈압성 위기나 대동맥판 협착은 전부하가 아니라 후부하를 올리는 요인이다. 반대 항인 우심방압 상승도 환류를 막는다. 긴장성 기흉으로 흉강내압이 올라 대정맥이 눌리거나 심장눌림증으로 심실 충만이 방해받는 경우가 그 예이다.
정맥환류를 늘리는 기전은 세 가지이다. 골격근 펌프는 정맥을 압박해 혈액을 심장 쪽으로 밀고 정맥판막이 역류를 막는다. 호흡 펌프는 흡기 때 흉강내압이 낮아져 대정맥과 우심방 압력을 떨어뜨림으로써 환류를 끌어당긴다. 교감신경은 용량혈관인 정맥을 수축시켜 저장된 혈액을 동원한다. 판막 기능 상실, 교감신경 활성 감소에 따른 정맥 용적 증가, 평균전신충만압 감소, 우심방압 상승은 모두 환류를 줄인다. 기립하면 하지에 혈액이 고여 환류와 1회박출량이 줄고, 탈수가 겹치면 압력수용체 반사로 심박수가 크게 올라도 혈압 하강을 막지 못해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난다.
| 시간 축 | 보상 기전 | 결과 |
|---|---|---|
| 즉각 | 압력수용체 반사에 의한 교감신경 활성화 | 심박수·수축력 증가, 세동맥과 정맥 수축 |
| 수분~수시간 | 모세혈관 정수압 저하로 조직액이 혈관 내로 이동 | 순환혈액량 부분 회복 |
| 수시간~수일 |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 항이뇨호르몬 분비 | 나트륨·수분 저류, 소변량 감소 |
| 수일 이후 | 적혈구 생성 촉진 | 산소운반능 회복 |
모세혈관 벽을 사이에 둔 체액 이동은 스탈링 힘의 합으로 결정된다. 여과를 밀어내는 힘은 모세혈관 정수압과 조직액 교질삼투압이고, 혈관 안으로 끌어들이는 힘은 혈장 교질삼투압과 조직액 정수압이다. 동맥 쪽 끝에서는 정수압이 우세해 여과가, 정맥 쪽 끝에서는 교질삼투압이 우세해 재흡수가 일어나며 남은 간질액은 림프관이 걷어 간다.
부종은 이 균형이 깨질 때 생기며 기전은 네 갈래이다. 첫째는 모세혈관 정수압 상승이다. 만성 심부전에서 심박출량이 줄면 정맥계에 혈액이 정체되고,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와 항이뇨호르몬 활성화로 나트륨과 수분이 저류되어 정수압이 더 오른다. 짧은 기간의 체중 증가와 양측 다리 부종이 그 결과이다. 심부정맥혈전증은 같은 기전이 국소에 작용한 경우로, 막힌 정맥의 압력이 올라 한쪽 다리에만 부종과 통증이 생긴다. 둘째는 혈장 교질삼투압 감소로 간질환이나 신증후군처럼 알부민이 부족할 때 나타난다. 셋째는 모세혈관 투과성 증가, 넷째는 림프관 폐쇄에 의한 배액 장애이다. 저혈량 상태에서는 반대로 정수압이 낮아져 조직액이 혈관 안으로 들어오며, 이는 부종이 아니라 보상이다.
압력수용체는 대동맥궁과 목동맥토리에 있으며 혈관벽이 늘어나는 정도를 감지하므로, 산소 농도를 보는 화학수용체와 구분된다. 출혈로 혈압이 떨어지면 압력수용체 발화가 줄고 연수를 거쳐 교감신경이 항진된다. 그 결과 심박수와 심근수축력이 증가하고, 세동맥이 수축해 전신혈관저항이 오르며, 정맥이 수축해 정맥환류가 늘어난다. 혈압이 올라간 상황에서는 반대로 교감신경이 억제되고 부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심박수가 느려지므로 방향을 뒤집어 외우지 않도록 한다. 항이뇨호르몬과 레닌-안지오텐신계도 동원되지만 즉각적 반응은 아니다.
저혈량성 쇼크가 전부하가 비어 생기는 문제라면, 심장성 쇼크는 펌프 기능 자체의 실패이다. 광범위한 심근경색으로 수축력이 떨어지면 1회박출량이 줄고 좌심실에 잔류한 혈액이 폐모세혈관쐐기압을 올려, 저혈압과 반사성 빈맥에 폐울혈이 겹친다. 전부하가 부족한 상태와 전부하가 충분한데도 박출되지 않는 상태를 수축력이라는 축으로 갈라 보아야 하며, 대동맥판 협착처럼 후부하가 주된 축인 경우와도 구분된다.
혈역학적으로는 세동맥 수축으로 이완기혈압이 먼저 올라 맥압이 좁아지고, 심박수가 빨라지며, 피부는 창백하고 차가워지고 소변량이 준다. 수축기혈압은 상당한 실혈에도 한동안 유지되므로 정상 혈압을 안심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 저혈량 상태에서 모세혈관 정수압은 감소하므로 정수압 증가를 보상 기전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출혈이 이어지면 보상 한계를 넘어 혈압이 떨어지고, 조직 저관류로 젖산 산증이 진행되며, 산증은 혈관 반응성과 수축력을 함께 낮춰 악순환을 만든다. 목정맥이 확장된 저혈압은 긴장성 기흉이나 심장눌림증 같은 폐쇄성 원인을, 찢어지는 흉통에 양팔 혈압 차이 30mmHg 이상이면 내막 파열로 가짜 내강이 생겨 분지 혈류를 막는 대동맥 박리를 시사한다.
정맥환류가 줄어 전부하가 떨어진다
프랭크-스탈링 관계에 따라 심박출량이 줄어든다
경동맥굴과 대동맥활의 신호가 줄어 교감신경이 항진된다
심박수와 수축력이 증가하고 말초혈관이 수축한다. 수축기혈압은 유지되나 맥압이 좁아진다
보상으로 메우지 못하면 혈압이 떨어지고 조직 관류가 무너진다
보상이 작동하는 동안은 혈압이 유지되므로 맥압과 관류 소견을 함께 본다
| 구분 | 저혈량성 — 들어올 피가 부족 | 심장성 — 펌프 자체가 실패 | 분포성 — 담을 그릇이 커짐 |
|---|---|---|---|
| 핵심 문제 | 전부하 감소 | 수축력 저하 | 전신혈관저항 감소 |
| 원인 예 | 출혈, 심한 탈수, 화상 | 광범위 심근경색, 중증 부정맥 | 패혈증, 아나필락시스, 신경성 |
| 심박출량 | 감소 | 감소 | 초기에는 유지되거나 증가 |
| 말초 소견 | 차고 창백하며 축축하다 | 차고 축축하며 울혈 소견 동반 | 초기에는 따뜻하고 붉다 |
어느 요소가 무너졌는지에 따라 혈역학이 달라진다
다음 이론을 계속 학습하려면 로그인하세요.
로그인하고 계속 학습필기노트, 하이라이터, 메모는 잘 쓰고 있어?
내보내줘운영진이 검토할게요!
마이페이지에서 차단한 회원을 관리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