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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골격계 손상은 출동 현장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문제이면서, 겉보기 상처의 크기와 실제 위험도가 가장 어긋나는 영역이다. 부러진 뼈 자체보다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순환 차단과 근육세포 붕괴가 환자의 생명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근육이 어떻게 수축하고 어떤 물질을 품고 있는지를 알면, 구획증후군과 횡문근융해증이 왜 신장과 심장의 문제로 번지는지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된다. 이 파트은 근수축의 분자 기전에서 출발해 골절·구획증후군·횡문근융해증까지, 현장 판단에 직접 쓰이는 근골격계 지식을 정리한다.
골격근 수축의 기본 단위인 근절(sarcomere)은 Z선에서 다음 Z선까지의 구간이다. 굵은 마이오신(myosin)과 가는 액틴(actin) 필라멘트가 겹쳐 배열되고, 마이오신을 묶는 구조가 M선, 이를 잡아 두는 탄성 단백질이 타이틴(titin)이다. 수축은 액틴이 마이오신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가 근절이 짧아지는 활주설(sliding filament theory)로 설명한다. 마이오신 길이인 A대는 변하지 않고 액틴만 있는 I대가 짧아진다.
활동전위가 T세관(가로세관)을 따라 내려가면 디하이드로피리딘 수용체가 감지해 근형질세망(근소포체)의 라이아노딘 수용체를 열고 칼슘이온(Ca²⁺)이 방출된다. 칼슘은 액틴의 조절 단백질 트로포닌(troponin) C에 결합하고, 트로포마이오신(tropomyosin)이 밀려나 마이오신 결합 부위가 드러나 교차다리가 생긴다. 칼슘이 트로포마이오신이나 마이오신 머리에 직접 붙는다거나 칼륨이온이 수축을 일으킨다는 설명은 틀렸다. 마이오신 머리는 새 ATP와 결합해야 액틴에서 떨어지고 칼슘 재흡수에도 ATP가 들므로 이완도 에너지를 쓴다.
어깨세모근(삼각근, deltoid)은 어깨관절의 주된 벌림근으로, 팔을 몸통에서 바깥으로 들어 올리는 벌림(외전, abduction)을 담당한다. 어깨를 부딪힌 뒤 이 동작만 선택적으로 되지 않는다면 어깨세모근 손상을 의심하며, 모음·굽힘·폄·안쪽돌림은 다른 근육이 맡는다. 상완골 골절에서는 뼈 뒤를 감아 도는 요골신경이 눌려 폄근 마비로 손목 처짐이 나타난다.
근육세포에는 다른 조직보다 특정 단백질이 압도적으로 많이 들어 있어, 세포가 깨지면 그 물질이 혈중으로 새어 나온다. 근손상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표지자는 두 가지다.
| 표지자 | 특징 | 임상 의미 |
|---|---|---|
| 크레아틴키나아제(CK) | 근육세포에 풍부한 효소, 혈중 농도가 가장 뚜렷하게 상승 | 근손상 정도를 정량적으로 반영 |
| 마이오글로빈(myoglobin) | 근육의 산소 저장 색소, 분자가 작아 신장으로 빠르게 배설 | 콜라색 소변과 급성 신손상의 원인 |
알부민·칼슘·나트륨·빌리루빈은 근손상으로 뚜렷이 오르는 지표가 아니며, 소변 색 변화의 원인을 헤모글로빈이나 빌리루빈으로 잘못 연결하는 실수가 잦다. CK는 심장근 손상이 아니라 골격근 파괴의 지표로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이 오래 과긴장 상태에 놓여 국소 압통점, 즉 발통점이 생기고 이를 누르면 다른 부위로 연관통이 퍼지는 상태다. 몸 전체에 광범위한 통증과 압통이 나타나는 섬유근육통, 갑작스러운 과신전으로 근섬유가 찢어지는 근육 염좌, 손상 부위에 뼈가 생기는 골화성 근염과 구분한다. 이런 만성 통증에서는 CK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 급성 근파괴와의 결정적 차이다.
치밀골은 하버스관을 중심으로 층판이 원통형으로 배열되어 단단하며 주로 뼈몸통(골간)에 분포한다. 해면골은 골소주라는 얇은 판과 기둥이 그물처럼 얽힌 구조로 뼈끝에 많고, 가벼우면서 충격을 분산해 흡수하며 소주 사이가 골수강을 이루어 조혈을 담당한다. 골다공증은 골흡수가 골형성을 앞질러 해면골 소주가 소실되고 피질골까지 얇아지는 질환으로,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생긴다.
고령 환자가 낙상 뒤 고관절 통증으로 거동하지 못하고 다리가 짧아지며 바깥으로 돌아가 있다면 대퇴골 목(대퇴경부) 골절이 가장 유력하다. 대퇴경부는 대퇴골두와 몸통을 잇는 좁은 부위이자 관절낭 안에 있어, 골절되면 대퇴골두 혈류가 끊겨 무혈성 괴사 위험이 크다. 비구 골절은 고에너지 손상에서 주로 생기고, 대퇴골 몸통 골절은 대량 출혈과 구획증후군을 동반한다. 골절 치유는 혈종과 염증기를 거쳐 섬유모세포·연골모세포가 만든 가골이 골절부를 임시 고정하고, 연골내골화로 골성 가골이 된 뒤 골 재형성으로 끝난다.
추간판은 바깥의 섬유륜과 안쪽의 수핵으로 이루어지며, 퇴행이나 외상으로 섬유륜에 균열이 생기면 수핵이 밀려 나온다. 후종인대가 약한 후외측 탈출이 가장 흔하고 신경근을 눌러 방사통을 일으킨다. 무릎의 반월상연골도 충격을 흡수하는 섬유연골로, 파열되면 조각이 끼어 마찰음과 관절 잠김이 생긴다. 불안정성이 주 증상인 십자인대·측부인대 손상과 감별한다.
근막으로 둘러싸인 폐쇄 구획에서 출혈이나 부종이 생기면 빠져나갈 공간이 없어 조직압이 급격히 오른다. 압력이 모세혈관 관류압을 넘어서면 근육과 신경이 허혈에 빠지고, 부종이 다시 압력을 올리는 악순환이 생긴다. 정상 구획압은 10mmHg 미만이며, 30mmHg를 넘거나 이완기 혈압과의 차이가 30mmHg 미만이면 위험 신호로 보고 즉각 감압을 고려한다.
경고 징후는 통증(pain), 창백(pallor), 감각이상(paresthesia), 마비(paralysis), 무맥(pulselessness)의 5P다. 가장 먼저 나타나고 진단적 가치가 큰 것은 손상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심한 통증이며, 수동으로 관절을 늘릴 때 통증이 격해지고 능동적 굴곡이 불가능해진다. 말초 맥박은 마지막에 사라지므로, 맥박이 만져져도 구획증후군을 배제하면 안 된다.
혈류가 끊겨 산소와 포도당 공급이 중단되면 미토콘드리아가 ATP를 만들지 못한다. ATP가 고갈되면 세포막의 나트륨-칼륨 펌프(Na⁺-K⁺ ATPase)가 멈추고 나트륨과 물이 세포 안으로 밀려들어 세포가 부으며, 결국 비가역적 세포사멸로 넘어간다. 허혈이 4~6시간을 넘기면 근육과 신경 손상은 되돌릴 수 없다. 지방색전증, 심부정맥혈전증, 반사성 교감신경 위축증도 골절 후 사지 통증을 일으키나, 근막 구획 내 압력 상승 기전은 구획증후군에만 해당한다.
횡문근융해증은 골격근 세포가 대량으로 붕괴하면서 세포 내 물질이 혈류로 쏟아지는 상태다. 과도한 운동, 압좌 손상, 장시간 압박, 구획증후군, 약물(스타틴 등), 감염, 대사 이상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며 심한 근육통과 근력 약화로 시작한다. 파괴된 근육세포에서 나오는 물질 중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칼륨과 마이오글로빈이다.
칼륨은 원래 세포 안에 고농도로 존재하므로 세포가 깨지면 곧바로 고칼륨혈증을 만들고, 심근의 전기 활동을 교란해 치명적 부정맥과 심정지를 유발한다. 마이오글로빈은 신장으로 걸러져 소변을 콜라색 또는 진한 갈색으로 만들고, 신세뇨관을 막거나 직접 독성을 발휘해 급성 신손상의 주된 원인이 된다. CK는 손상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로 함께 상승한다. 여기에 손상된 근육으로 체액이 몰려 순환 혈액량이 줄고, 무산소 대사로 젖산이 쌓여 대사성 산증이 겹치면 신장 손상은 더 빨라진다. 대사성 알칼리증이 아니라 산증이라는 점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정리하면 근세포 붕괴에서 마이오글로빈뇨와 고칼륨혈증을 거쳐 급성 신부전과 부정맥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이 질환의 핵심 뼈대다.
압박·과도한 운동·구획증후군 등으로 가로무늬근이 붕괴한다
마이오글로빈, 칼륨, 인, 크레아틴키나아제가 혈액으로 쏟아진다
치명적 부정맥의 위험이 커진다
콜라색 소변이 나오고 세뇨관이 막힌다
세뇨관 폐쇄와 직접 독성으로 신기능이 떨어진다
근세포 안에 있던 물질이 밖으로 나오면서 벌어지는 연쇄
세포막 손상과 효소 유출. 세포 및 조직 part2에서 다루는 가역적·비가역적 세포손상의 논리가 근골격계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ATP가 고갈되어 나트륨-칼륨 펌프가 멈추고 세포가 부어 막이 터지면, 안에 있던 CK·마이오글로빈·칼륨이 혈중으로 빠져나온다. 혈액검사에서 특정 효소가 오르는 것은 그 조직의 세포막이 이미 뚫렸다는 뜻이므로, 손상 부위를 역추적하는 단서가 된다.
구획증후군에서 횡문근융해증으로. 눌린 사지를 구조 현장에서 오래 방치하면 허혈로 근육이 녹고, 압박이 풀리는 순간 칼륨과 마이오글로빈이 한꺼번에 전신 순환으로 들어간다. 장시간 매몰 환자를 구출할 때 심전도 감시와 정맥로 확보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장으로 이어지는 길. 인체의 기관계 part5의 사구체 여과와 세뇨관 기능을 떠올리면 마이오글로빈뇨가 왜 신부전으로 가는지가 분명해진다. 색소가 세뇨관을 막고 상피를 직접 손상시키는 데다 혈액량 감소로 신관류까지 떨어지므로, 현장에서의 적극적인 수액 투여가 소변량을 유지해 신장을 지키는 처치가 된다.
고령 낙상 환자의 다리 모양. 다리가 짧아지고 바깥으로 돌아간 자세는 대퇴경부 골절을 강하게 시사한다. 무리하게 정복하려 하지 말고 그대로 고정해 이송해야 대퇴골두로 가는 남은 혈류를 지키고 무혈성 괴사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통증이 유난히 심한 골절. 부목을 대고 거상했는데도 통증이 계속 커지고 감각이상이 생긴다면 구획증후군을 의심한다. 맥박 소실을 기다리면 이미 늦으므로, 압박 붕대를 풀고 사지를 심장 높이로 유지하며 즉시 이송하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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