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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학의 「수분」 편이 몸속 물의 균형을 봤다면, 식품학의 수분은 "식품 속 물이 얼마나 자유로운가"를 봐요.
같은 양의 물이 들어 있어도 어떤 식품은 금방 곰팡이가 피고, 어떤 식품은 오래가요. 그 차이를 설명하는 열쇠가 자유수·결합수와 수분활성도예요. 이 두 개념만 정확히 잡으면 저장·건조·염장·당장 문제가 한 번에 풀려요.
물 분자는 한쪽은 살짝 (+), 다른 쪽은 살짝 (−)를 띠는 극성 분자예요. 그래서 단백질·탄수화물의 −OH, −NH₂ 같은 부분과 수소결합으로 단단히 달라붙어요. 이렇게 붙잡힌 물이 결합수, 그렇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물이 자유수예요.
| 성질 | 자유수 | 결합수 |
|---|---|---|
| 용매 역할 | 당·염 등을 녹일 수 있음 | 녹이지 못함 |
| 미생물 이용 | 이용 가능 → 번식·부패에 쓰임 | 이용 불가 |
| 얼기 | 0 ℃ 근처에서 얼음 | 0 ℃보다 훨씬 낮아도 잘 얼지 않음 |
| 건조로 제거 | 쉽게 증발 | 100 ℃ 이상에서도 잘 빠지지 않음 |
| 밀도 | 보통의 물 | 보통 물보다 큼 |
물은 비열(온도를 1 ℃ 올리는 데 필요한 열)이 커서 천천히 데워지고 천천히 식어요. 그래서 국·찜은 온도가 고르게 유지돼요. 또 증발할 때 많은 열(기화열)을 가져가서 끓는 물의 온도는 100 ℃ 근처에서 더 오르지 않아요. 얼면 부피가 약 9% 늘어나서, 천천히 얼리면 커다란 얼음 결정이 세포벽을 찢어 해동할 때 즙이 흘러나와요(드립). 급속 냉동을 하는 이유예요.
채소에 소금을 뿌리면 물이 빠져나와 숨이 죽어요. 세포 밖의 소금 농도가 높아져 삼투압으로 세포 속 자유수가 밖으로 끌려 나오기 때문이에요. 김치를 절이는 것도 같은 원리예요. 반대로 마른 미역·표고버섯을 물에 담가 불리면 건조 과정에서 빠졌던 자리로 물이 다시 들어가요. 하지만 결합수는 건조로 잘 빠지지 않고, 빠진 물도 원래 상태로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아서 말렸다 불린 식품은 생것과 질감이 달라요.
수분활성도는 식품의 수증기압(P) ÷ 같은 온도에서 순수한 물의 수증기압(P₀)이에요. 순수한 물은 1이고, 식품 속에 당·소금·단백질이 녹아 있거나 물을 붙잡고 있으면 물이 덜 증발하니까 1보다 작아져요. 그래서 식품의 수분활성도는 항상 1 이하예요. 식품을 둔 밀폐 공간의 평형상대습도(%)를 100으로 나눈 값과 같아요.
수분함량은 물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수분활성도는 물이 "얼마나 자유로운지"예요. 같은 수분함량이라도 당이나 소금이 많아 물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식품은 자유수 비율이 낮아 수분활성도가 낮고, 그만큼 미생물이 자라기 어려워요. 저장성은 수분함량보다 수분활성도로 판단해요.
| 미생물 | 자랄 수 있는 최저 수분활성도(대략) |
|---|---|
| 일반 세균 | 약 0.90 이상 — 가장 많은 물이 필요 |
| 효모 | 약 0.88 |
| 곰팡이 | 약 0.80 |
| 내건성 곰팡이 · 내삼투압성 효모 | 0.6대까지도 버팀 |
순서는 세균 > 효모 > 곰팡이예요. 수분활성도를 조금만 낮춰도 세균은 먼저 멈추지만, 곰팡이는 꽤 낮은 수준까지 버텨요. 그래서 마른 식품이나 잼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건 주로 곰팡이예요.
같은 무게를 넣는다면 소금이 설탕보다 수분활성도를 더 많이 낮춰요. 소금은 분자가 작고 물에 녹으면 이온 두 개로 나뉘어, 같은 무게에서 물을 붙잡는 입자 수가 훨씬 많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설탕으로 비슷한 효과를 내려면 잼처럼 훨씬 많은 양을 넣어야 해요.
온도를 일정하게 두고 주변 습도를 바꾸면서 식품의 수분함량을 그린 그래프가 등온흡습곡선이에요. 습도가 높으면 마른 식품은 물을 빨아들이고(흡습), 습도가 낮으면 내보내요(탈습). 그런데 같은 수분활성도에서도 물을 빨아들일 때와 내보낼 때의 수분함량이 달라 곡선이 겹치지 않는데, 이를 이력현상(히스테리시스)이라고 해요.
건조 과일은 목표 수준까지 말린 뒤 방습 포장으로 밀봉하고 서늘한 곳에 둬요. 포장이 허술하면 공기 중 습기를 다시 빨아들여(재흡습) 수분활성도가 올라가고 곰팡이가 펴요.
당이 많은 잼은 전체적으로는 수분활성도가 낮지만, 온도 차로 뚜껑 안쪽에 물방울이 맺히면(결로) 그 물이 표면을 묽게 만들어 표면의 수분활성도만 올라가요. 그래서 잼 표면에만 곰팡이가 생기는 거예요. 일부 곰팡이·효모는 높은 당 농도에서도 살아남으니, 위생적으로 만들고 밀봉해 보관해야 해요.
🤔 중간수분식품이란?
육포·곶감·잼처럼 촉촉함을 남기면서도 수분활성도를 대략 0.6~0.85 범위로 낮춰 세균 번식을 막은 식품이에요. 부드러운 식감과 저장성을 함께 얻는 방법이에요.
반대로 마른 김·과자·분유처럼 수분활성도가 아주 낮은 식품은 미생물은 잘 안 자라도, 공기와 닿으면 지방 산화로 냄새가 나거나 습기를 먹어 눅눅해지기 쉬워요. 개봉한 뒤에는 밀봉 집게나 방습제를 넣은 용기에 보관하는 게 좋아요.
수분함량이 같으면 두 식품의 저장성도 같다.
저장성은 수분활성도가 결정해요. 물을 붙잡는 정도가 다르면 저장성도 달라요.
식품의 수분활성도는 1보다 클 수 있다.
순수한 물이 1이고, 식품은 녹아 있는 성분 때문에 항상 1 이하예요.
곰팡이는 세균보다 높은 수분활성도가 있어야 자란다.
반대예요. 곰팡이는 세균보다 낮은 수분활성도에서도 자라요.
결합수는 미생물이 쉽게 이용하고 0 ℃에서 잘 언다.
그건 자유수예요. 결합수는 미생물이 이용하지 못하고 잘 얼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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