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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편에서 지방이 몸 안으로 들어와 배달되는 과정을 봤다면, 이번 편은 도착한 지방이 어떻게 저장되고, 꺼내져 타고, 남으면 무엇으로 바뀌는지를 다뤄요.
핵심 질문은 세 가지예요. ① 지방은 어떻게 쌓이고 어떻게 타나? ② 굶으면 왜 케톤체가 생기나? ③ 콜레스테롤은 누가 만들고 어디로 나가나?
유미지립·VLDL에 실린 중성지방은 그대로는 세포 안으로 못 들어가요. 모세혈관 벽의 지단백 지질분해효소가 먼저 지방산으로 잘라 줘야 지방세포가 받아들여 다시 중성지방으로 조립해 저장해요. 식후 인슐린이 이 효소의 활동을 높여요.
열량을 필요량보다 꾸준히 많이 먹으면, 쓰고 남은 포도당이 아세틸 CoA를 거쳐 세포질에서 지방산으로 합성되고 체지방으로 쌓여요. 이 합성에는 아세틸 CoA 카르복실화효소(비오틴 필요)와 오탄당인산회로에서 온 NADPH가 쓰여요.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아도 열량이 꾸준히 넘치면 체지방이 늘 수 있는 이유예요.
밤새 굶어 인슐린이 낮아지고 글루카곤·에피네프린이 오르면, 지방세포 안의 호르몬 민감성 지질분해효소가 켜져요. 저장 중성지방이 유리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나뉘어 혈액으로 나와요.
🤔 인슐린이 부족하면 지방이 왜 더 많이 풀려 나올까요?
호르몬 민감성 지질분해효소의 "브레이크"가 인슐린이에요.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처럼 인슐린 작용이 약하면 브레이크가 풀려 지방 분해가 계속되고, 혈중 유리지방산이 늘어 간으로 몰려가요. 다음 챕터의 케톤체 과잉과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예요.
지방산에 CoA를 붙여 아실 CoA로 만들어요.
긴 사슬 지방산은 막을 그냥 못 지나서 카르니틴이라는 "출입증"을 달고 들어가요.
한 바퀴마다 끝에서 탄소 2개가 아세틸 CoA로 떨어지고, NADH·FADH₂가 1개씩 생겨요.
아세틸 CoA는 TCA 회로로, NADH·FADH₂는 전자전달계로 가서 ATP가 돼요.
공복이 길어지면 지방산 β-산화가 크게 늘어 간에 아세틸 CoA가 넘쳐요. 그런데 아세틸 CoA가 TCA 회로에 들어가려면 옥살로아세트산이 필요한데, 이 물질은 포도당 신생에 끌려가 부족해져요. 갈 곳 잃은 아세틸 CoA를 간 미토콘드리아가 묶어 만든 것이 케톤체예요. 인슐린은 낮고 글루카곤은 높은 상태가 이 흐름을 밀어줘요.
| 케톤체 | 특징 |
|---|---|
| 아세토아세트산 | 처음 만들어지는 케톤체. 뇌·근육이 연료로 써요 |
| β-히드록시부티르산 | 아세토아세트산이 환원된 형태. 혈중에 가장 많아요 |
| 아세톤 | 아세토아세트산에서 저절로 생겨 숨으로 배출돼요. 과일 향 같은 특유의 입 냄새를 만들어요 |
케톤체는 간에서 만들지만, 간은 케톤체를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 스스로는 못 써요. 혈액을 타고 뇌·심장·골격근으로 가서 다시 아세틸 CoA로 바뀌어 연료가 돼요. 간은 "요리사지만 자기 음식은 안 먹는" 셈이에요.
특히 굶는 기간이 길어지면 뇌가 케톤체를 많이 쓰게 돼요. 덕분에 포도당 요구량이 줄고, 포도당을 만들려고 근육 단백질을 깨는 일도 줄어요. 몸이 단백질을 아끼는 생존 전략이에요.
헷갈리기 쉬운 비교 하나. 장거리 달리기 중에는 지방도 많이 타지만 케톤체가 크게 늘지 않아요. 탄수화물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 옥살로아세트산이 공급되고, 인슐린이 완전히 바닥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케톤체를 크게 늘리는 조건은 "지방 분해 증가 + 탄수화물·인슐린 부족"이 함께 올 때예요.
케톤체는 산이라서 너무 많이 쌓이면 혈액이 산성으로 기우는 케톤산증이 생길 수 있어요. 조절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이 대표적이에요. 건강한 사람이라도 극단적인 탄수화물 제한은 피하고, 탄수화물을 최소한은 확보해야 케톤체 과잉 생성을 막을 수 있어요.
콜레스테롤은 주로 간에서 아세틸 CoA로부터 만들어지고, 그 속도를 정하는 효소가 HMG-CoA 환원효소예요. 세포 안에 콜레스테롤이 넉넉하면 이 효소가 억제되고, 모자라면 활발해져요. 고지혈증 약인 스타틴도 이 효소를 막아요.
재료가 아세틸 CoA라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탄수화물이든 지방이든 남는 열량은 아세틸 CoA를 거치므로, 콜레스테롤이 없는 식물성 식품만 먹어도 열량이 넘치면 몸은 콜레스테롤을 만들 재료를 충분히 갖게 돼요.
먹는 양이 줄면 몸이 스스로 합성을 늘려 총량을 맞추기 때문이에요. 반대로 많이 먹으면 합성을 줄여요. 그래서 식이 콜레스테롤만 줄여서는 혈중 수치가 기대만큼 안 떨어질 때가 많아요.
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가 LDL의 아포단백 B-100을 알아보고 붙잡으면, 막이 오목하게 들어가 통째로 세포 안으로 삼켜요(수용체 매개 세포내 흡수). 이 수용체가 유전적으로 부족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에서는 젊은 나이에도 LDL이 매우 높고 조기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흔해서, 식사와 함께 약물·가족 검사까지 전문적 관리가 필요해요.
몸은 콜레스테롤을 분해해 없앨 수 없어요. 간에서 담즙산으로 바꾸거나 그대로 담즙에 실어 장으로 보내고, 재흡수되지 않은 몫이 대변으로 배출돼요.
🤔 식물에도 콜레스테롤 비슷한 게 있나요?
식물에는 콜레스테롤 대신 구조가 닮은 식물스테롤이 있어요. 장에서 콜레스테롤과 미셀 자리를 다투어 콜레스테롤 흡수를 줄여요. 그래서 LDL 관리에 보조적으로 쓰여요.
간은 케톤체를 만들고 자신의 에너지원으로도 주로 사용한다.
간은 케톤체를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요. 만드는 건 간, 쓰는 건 뇌·심장·근육이에요.
지방산 합성과 β-산화는 모두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난다.
지방산 합성은 세포질, β-산화는 미토콘드리아예요. 장소가 달라 서로 섞이지 않아요.
콜레스테롤은 체내에서 CO₂와 물로 완전히 분해되어 배출된다.
몸은 콜레스테롤 고리를 깨지 못해요. 담즙산·담즙 콜레스테롤로 장에 보내 대변으로 내보내요.
지방세포의 중성지방이 분해되면 유리지방산만 혈액으로 나온다.
유리지방산과 글리세롤이 함께 나와요. 글리세롤은 간에서 포도당 신생의 재료가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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