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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은 물과 섞이지 않는다는 성질 하나 때문에 소화·흡수·운반 방식이 탄수화물과 완전히 달라요. 이번 편은 그 "물과 안 섞이는 문제"를 몸이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따라가요.
① 담즙으로 잘게 나누고 ② 유미지립에 실어 림프로 보내고 ③ 지단백으로 온몸에 배달하고 ④ 얼마나 먹을지 2025 기준으로 정리할게요.
🆕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의 지질 숫자
· 지방 에너지적정비율 15~30% (1~2세는 20~35%)
· 포화지방 19세 이상 7% 미만(3~18세 8% 미만), 트랜스지방 1% 미만
· 콜레스테롤 19세 이상 300 mg/일 미만 권고
숫자가 여러 개라 헷갈리기 쉬우니 "지방 15~30, 포화 7, 트랜스 1, 콜레스테롤 300"으로 묶어 기억해요.
지방이 소장에 들어오면 콜레시스토키닌(CCK)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담낭을 짜서 담즙을 내보내고, 동시에 위 배출을 늦춰요. 소장이 지방을 천천히 처리할 시간을 버는 셈이라, 기름진 식사 뒤에는 포만감이 오래가요.
담즙산염은 효소가 아니에요. 세제처럼 큰 기름 덩어리를 작은 방울로 쪼개(유화) 효소가 닿을 표면적을 넓혀 줘요. 그다음 췌장 리페이스가 중성지방의 바깥 두 지방산을 잘라 2-모노글리세리드와 유리지방산을 만들어요.
이 산물은 담즙산과 함께 미셀이라는 작은 운반 공을 이뤄 장세포 표면까지 실려 가요. 담즙이 부족하면 미셀이 잘 안 생겨서 지방, 특히 지용성 비타민 흡수가 먼저 떨어져요.
🤔 입과 위에서는 지방이 전혀 소화되지 않을까요?
혀와 위에서도 리페이스가 조금 나와요. 어른에게는 비중이 작지만, 췌장 기능이 아직 미숙한 영아에게는 모유 지방을 소화하는 데 꽤 도움이 돼요. 그래도 지방 소화의 주 무대는 소장이에요.
지단백은 가운데에 물과 안 섞이는 중성지방·콜레스테롤 에스터를 싣고, 바깥 표면을 물과 친한 머리를 가진 인지질과 아포단백이 감싸고 있어요. 아포단백은 포장재이면서 "어디에 내려라"라는 주소표 역할도 해요.
| 지단백 | 어디서 출발 | 하는 일 |
|---|---|---|
| 유미지립 | 소장 | 먹은 지방(중성지방)을 근육·지방조직으로 배달 |
| VLDL | 간 | 간에서 만든 중성지방을 배달 |
| LDL | VLDL → IDL → LDL | 콜레스테롤을 말초조직으로 배달 |
| HDL | 간·소장 | 말초의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회수(역수송) |
VLDL은 혈액을 돌며 모세혈관의 지단백 지질분해효소에게 중성지방을 떼어 주고 점점 작아져 IDL을 거쳐 LDL이 돼요. 짐을 내릴수록 콜레스테롤 비율이 높아지는 거예요. 이때 지단백 지질분해효소를 켜는 열쇠가 아포단백 C-II예요. 유미지립도 같은 방식으로 중성지방을 내려놓고, 남은 찌꺼기(잔여물)는 간이 거둬들여요. HDL이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건 남은 콜레스테롤을 거둬 간으로 돌려보내기 때문이에요.
그럼 LDL은 왜 "나쁜" 쪽일까요? 배달할 곳보다 LDL이 너무 많으면 혈관 벽 안쪽에 머물다 산화되고, 이를 면역세포가 삼키면서 콜레스테롤 덩어리(죽상 플라크)가 쌓여요.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의 출발점이에요. 같은 콜레스테롤이라도 어느 트럭에 실려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한 이유예요.
밥을 먹은 뒤에는 유미지립이 혈액에 많아져 중성지방 값이 올라가요. 그래서 중성지방 검사는 공복 채혈이 중요해요. LDL 콜레스테롤은 Friedewald 식으로 어림할 수 있어요(중성지방이 아주 높을 때는 쓰지 않아요).
LDL = 총콜레스테롤 − HDL − (중성지방 ÷ 5)
총콜레스테롤 200, HDL 50, 중성지방 150 → 200 − 50 − 30 = 120 mg/dL
지방은 1 g에 9 kcal로 탄수화물·단백질(4 kcal)의 두 배가 넘어요. 게다가 글리코겐은 물을 많이 붙잡고 저장되지만, 지방은 물을 거의 동반하지 않아 같은 무게에 훨씬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어요. 휴대용 보조배터리처럼 가볍고 용량이 큰 창고인 셈이에요.
두 계열은 같은 효소를 나눠 쓰며 각각 다른 신호 물질을 만들어요. 일반적으로 오메가-6에서 나온 물질은 염증과 혈액응고를 비교적 강하게 일으키는 쪽, 오메가-3(EPA·DHA)에서 나온 물질은 그 반응을 누그러뜨리는 쪽이에요. 어느 하나만 많이 먹기보다 두 계열을 함께, 특히 부족하기 쉬운 오메가-3를 생선·들기름으로 챙기는 게 좋아요. DHA는 뇌와 망막에 많아 임신·수유기와 영유아기에 특히 중요해요.
극단적인 저지방 식사를 오래 하면 필수지방산이 모자라 피부가 건조하고 벗겨지는 피부염, 상처 회복 지연, 아이의 성장 지연이 나타날 수 있어요. 이럴 땐 먼저 필수지방산 섭취가 부족하지 않은지 확인하고, 식물성 기름·견과·생선 같은 급원을 다시 넣어요.
필수지방산은 결핍이 드물고 필요량을 정확히 정할 근거가 부족해서, 평균필요량 대신 건강한 사람들의 섭취량을 바탕으로 충분섭취량을 정했어요. 2025 기준 19~29세 값을 비교해 보세요.
| 지방산 (19~29세) | 남자 | 여자 |
|---|---|---|
| 리놀레산 | 11 g | 8 g |
| 알파-리놀렌산 | 1.2 g | 0.9 g |
| EPA+DHA | 250 mg | 250 mg |
리놀레산이 알파-리놀렌산보다 열 배쯤 많은 건, 우리 식사에서 콩기름 같은 오메가-6 급원을 훨씬 많이 먹기 때문이에요. 임신·수유부는 리놀레산·알파-리놀렌산에 더하는 양이 없지만, EPA+DHA는 총량 300 mg(그중 DHA 200 mg)으로 따로 정했어요. 태아·영아의 뇌와 망막 발달에 DHA가 쓰이기 때문이에요.
하루 1,800 kcal 중 25%를 지방으로 먹는다면?
1,800 × 0.25 = 450 kcal → 450 ÷ 9 = 50 g
| 종류 | 대표 급원 |
|---|---|
| 포화지방 | 버터, 라드, 육류 기름, 가공육, 코코넛유·팜유 |
| 오메가-6 (리놀레산) | 콩기름, 옥수수기름, 해바라기씨유 |
| 오메가-3 | 알파-리놀렌산은 들기름·아마씨, EPA·DHA는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 |
| 트랜스지방 | 부분 경화유를 쓴 쇼트닝·마가린, 일부 튀김·제과 |
🤔 튀김 기름을 여러 번 써도 괜찮을까요?
불포화지방이 많은 기름은 높은 온도에서 오래, 여러 번 쓰면 산화(산패)되어 냄새와 색이 나빠지고 해로운 산화물이 생겨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일수록 빛·열·공기를 피해 보관하고 재사용을 줄이는 게 좋아요.
흡수된 장쇄지방산은 문맥을 거쳐 간으로 바로 간다.
장쇄지방산은 유미지립이 되어 림프관 → 가슴관으로 가요. 문맥으로 가는 건 중쇄지방산이에요.
담즙산염은 지방을 가수분해하는 소화효소다.
담즙산염은 효소가 아니라 유화제예요. 분해는 췌장 리페이스가 해요.
LDL은 말초조직의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회수한다.
회수는 HDL의 일이에요. LDL은 콜레스테롤을 말초로 배달해요.
중성지방이 높은 사람에게는 지방 섭취만 줄이면 충분하다.
중성지방은 알코올·단순당·과다 열량의 영향을 크게 받아요. 절주와 단 음료 제한, 체중 관리를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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