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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간호사가 된다는 것 | 마이메르시 MyMer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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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간호사가 된다는 것

3. "응급실 간호사가 된다는 것"

졸업 후, 나는 내가 원하던 부서였던 응급실에 배치받았다. 학생 때 봤던 응급실 간호사들은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처럼 보였고, 뭔가 멋져 보였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아서' 응급실을 1지망에 적었고, 결국 그곳에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업무, 훨씬 빠른 템포, 훨씬 큰 책임감이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몇 주는 그 긴장감에 휘청거렸다. 병원에서는 멀쩡하다가도 집에 오면 몸살처럼 앓았다. 내가 아픈 게 아니라, 긴장이 풀려서 몸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응급실에서 간호사는 환자 접수부터 바이탈 사인 체크, 처방에 따른 처치 준비, 검체 채취, 영상검사 조율까지 거의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 환자가 접수되면 이름이 EMR에 뜨고, KTAS(중증도 분류)를 하고, 활력징후를 측정하고, 환자를 진료실이나 침상으로 안내한다.

이후 의사의 처방이 들어오면 그에 맞춰 처치를 준비한다. 혈액검사 바코드를 뽑고, 수액과 약을 준비하고, 주사 놓고, 검사실에 검체를 보내고, 영상검사를 예약한다. 심지어 검사실과 전화나 메신저로 조율도 직접 한다. "안녕하세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모든 과정이 간호사의 손을 거쳐간다.

그런데 그 많은 일을 하면서도 간호사는 '결정권'이 거의 없다. 책임은 많고, 업무도 많은데, 의료인으로서의 권한은 제한적이다. 그게 정말 답답했다. 누군가가 책임져야 할 일은 많지만, 우리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모든 일의 중심에 있지만, 정작 결정권은 갖지 못하는 역설적인 위치 - 그것이 응급실 간호사의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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